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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돌봄 노동자를 돌보는 사회를 바라며
    • 등록일 2021-06-16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96
  • 빈사목위원회 후원회보 명례방 4월 회보 기고한 글입니다.

     

    돌봄 노동자를 돌보는 사회를 바라며
     
    박신안 베로니카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선임팀장)

     

    “응급실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습니다!”
    “폐렴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미세 골절 치료를 위해 격리 입원치료를 14일정도 받으셔야 하니 가족이나 간병인이 함께 계셔야 하구요.”

     

    약간의 치매를 앓고 계시던 시어머니께서 지난해 8월에 림프선암 판정을 받고 네 차례의 걸친 항암치료로 투병을 이어가고 계시던중 12월 초 코로나 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시기 결국 시어머니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

     

    당시 시어머니의 병환도 걱정이었지만 당장 가족이 직장이나 생업을 놔두고 14일 동안 병원 생활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간병인을 알아봐야 했다. 코로나 19로 간병인을 구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 잠시지만 심각한 상황이었다. 병원에서 알려준 민간 간병인협회를 통해 상황을 말씀드리고 간병인을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간병인의 연락이 왔고 무사히 넘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간병인이 격리병동에 들어간 후에 통화하며 시작되었다. 간병인은 이런 격리 병동은 처음이라며 방호복까지 입어야 하고 밖으로 아예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병원에 들어가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나에게도 생각지 못한 상황이었었고 감염병에 대한 격리병동 운영지식이 없다보니 예상하지도 못했다. 이 난처한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간병인이 못 하겠다고 하면 다음은 어찌해야 할지 나도 답답했지만 간병인의 의사가 중요하고 생각하여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병간호를 그만하실지 선택하도록 하려 했다. 아! 그런데 그 간병인 또한 환자와 접촉한 이상 14일 자가격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간병인은 그곳에서 환자와 함께 격리병동 생활을 하고 나와야 했다. 우리 가족을 대신해서 어려운 상황을 대신 겪으며 어머니를 간호해주셨고 두 분 모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음은 무척 무거웠다. 간병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고는 하지만 돈으로도 보상할 수 없는 그 무엇들에 대하여 ‘보살핌’으로 표현되는 ‘돌봄 노동’ 속에 숨겨진 ‘헌신’은 인정받지 못하고 ‘위험’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얼마전 읽은 기사중에 “1주일에 한 번 코가 헐 정도로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시리고 아프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이러한 검사를 근무시간 이외에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일요일에 거의 진행하고 있어요. 서울에 사는 요양보호사들은 광진구 보건소로 가서 받으라고 요구받고 있고요. 거기 가야 아침에 가면 저녁에 결과를 알 수 있다고. 그러니 요양보호사들은 자신이 어디에 살든 일요일 아침이면 광진구 보건소로 가야 하는 겁니다. 당연히 무급이고요.” (오마이 뉴스. 2021. 2. 24 욕먹고 마늘 깠던 요양보호사의 고백 "우린 아줌마가 아니다") 글 중에서)

     

    돌봄 노동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더구나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재난적 상황에서 겪어야 하는 고충을 온전히 개인이 감내해야 하고 안전하게 일하기 위한 준비도 본인의 책임으로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영역은 다양하다. 공동체를 유지하며 분화되어가는 역할 속에서 상호관계를 맺는 사회 특성상 돌봄과 보살핌은 필수적인 영역이 되었다. 또한 과거 여성에게 더 많은 부담을 부여했던 육아와 가사 노동을 비롯하여 교육과 보건 위생, 안전 그리고 장애인과 노년의 기능 저하를 보조해주는 공공 돌봄 서비스 영역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2008-2019년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전체 취업자가 10% 증가한 사이에 돌봄노동자는 2배 가까이 증가하였는데, 여성이 92.5%를 50대이상 중고령층이 56.9%를 차지하면서 돌봄 노동의 여성화, 고령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2019년 기준, 돌봄노동자중 임시직은 33.1%로 전체 취업자의 임시직 비율 17.8% 보다 높고, 소득 수준도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작은책 2020. 12. 콜로나19 시대의 노동과 돌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심했던 일상 속의 돌봄 노동자들은 공동체를 유지를 위해 기여하지만 본인의 ‘일상’과 ‘노동’은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 기여와 헌신에 못 미치는 대우와 인격적 존중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상호의존적이 삶을 살며 한 생애를 들여다볼 때 누구나 어느 시기에든 ‘돌봄’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과거 가족 안에서 이루어졌던 것들이 분화되어 직업의 형태로 돌봄 노동자들이 그 역할을 하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 사회가 일상적 삶과 사람을 살리는 ‘돌봄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허드렛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닌 ‘보살핌’으로 공동체를 유지하게 하는 일을 묵묵히 수행해 온 필수적인 존재라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돌봄 노동’이 타인의 고통을 살피고 대신하는 일을 약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 공동체안에서 필요한 역할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하찮은 일이라 여겨왔던 ‘돌봄 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돌봄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에 자부심을 갖고 보살필 대상을 기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돌보는 작은 몸짓으로 넘치는 사랑은 또한 사회적 정치적 사랑이 되며,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고자 하는 모든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 돌봄의 문화가 온 사회에 스며들도록 장려합니다.

    이 사회적 역동성 안에 다른 이들과 함께 참여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인식하는 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영성에 속하는 것이고 사랑이 실천이며,

    이를 통하여 자신이 성숙하고 거룩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찬미받으소서 231항)

     

     

  • 링크
    http://www.nodongsam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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