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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뉴스지금여기] '사회적 약자 미사', 마루 시공 노동자와 함께 봉헌
    • 등록일 2023-09-0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63


  • '사회적 약자 미사', 마루 시공 노동자와 함께 봉헌



    주 80시간 노동, 작업 평당 급여.... 과로사 해도 산재 적용 없어


    8월 31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이 주관하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가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노동사목위원회가 진행했으며, 마루 시공 노동자들과 함께 봉헌했다.

    “매일 12-14시간씩, 월 27-28일 노동. 작업 평당 1만 원으로 이른바 평뜨기 임금. 공사 기한에 맞춘 노동. 4시간 노동과 30분 휴식은 꿈도 못 꾸는 현실. 산재 적용과 4대 보험도 없는 다단계 하청 노동....”

    건설 현장 마루 시공 노동자의 현실이다. 기본 주 52시간(주 40시간과 추가 노동 12시간) 규정이 건설 현장에도 적용되지만, 이 시간을 훨씬 넘는 주 70-80시간 노동이 당연하다. 노동 시간뿐 아니라 마루 몇 평을 깔았느냐는 작업량으로 급여가 정해지면서, ‘칼질’이라는 작업량 낮추기가 빈번하다. 게다가 평당 1만 원 임금은 20년 전과 같다.

    얼마 전 완공 아파트 벽 속에서 용변이 발견된 일은 건설 노동자의 작업 환경 문제였다. 건설사 직원 화장실이 있지만 대부분 노동자에겐 개방하지 않는다. 간이 화장실도 열악해 용변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렵고, 시공이 마무리돼 가면 그나마 있던 간이 화장실도 철거한다. 이 시점에 마지막 시공 단계를 맡는 것이 마루 시공 노동자다. 이들은 마루 시공이 끝나면 바닥에 이물질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이전 단계에서 생긴 쓰레기도 모두 치워야 작업 성과를 인정받는다.

    무엇보다 마루 시공 노동자가 노동자로 고용되지 것이 본질적 문제다. 마루 생산, 시공업체 대부분은 마루 시공자를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소득자로 등록한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사업소득세를 내야 하고,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21일 오전 8시, 대구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마루 시공 노동자가 현장 근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그간의 과로가 원인이 됐다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자신들의 노동권을 위한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망한 노동자와 함께 일했던 최우영 지부장(권리찾기유니온 마루지부)은 9월 1일 노동부와 마루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여부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다.

    최 지부장은 1년간 노동자성을 찾기 위한 투쟁 끝에 사측에서 근로자로 인정받아 근로계약서도 작성하고, 4대 보험 가입, 퇴직공제금 적립이 시작됐지만, “노동자를 대변해야 하는 노동부에서 마루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사측이 인정하는 노동자성을 정부가 부정한다는 것은 사측에 불법과 편법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사측은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 것이고, 교섭 거부는 물론 다시 노예 취급할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다시 목숨 건 투쟁뿐이다. 정부는 왜 국민에게 죽음을 강요하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마루 시공 노동자 근로자 지위 확인 공동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 =권리찾기유니온)


    “우리의 눈에 쉽게 보이는 것에, 가령, 강마루와 강화마루의 장단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취향에 맞는 색상과 무늬를 고르는 데 고심하며, 마음에 드는 좋은 마루를 갖는 것도 기쁜 일일 순 있겠지만, 정작 마루의 속 이야기는 이와 같을지인데, 그 속사정에는 무관심한 채 그저 태연히 마루를 깔고 앉고선, 그 위로다가 각자의 기쁨과 행복을 쌓아 올리는 것이,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 괜찮겠냐는, 그래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겠냐는 질문을 가져 봅니다.”

    31일 미사에서 김비오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는 강론에서 마루 시공 노동자의 현실을 설명했다.

    김 신부는 오랫동안 장시간 노동과 임금 착취를 겪어 온 마루 시공 노동자들의 사례를 전하며, 근로기준법상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건강진단 문진표 조작, 근무 시간 조작까지 겪고 있던 노동자들이 천신만고 끝에 서명하게 된 근로계약서마저 급여란이 비어 있는 상황도 지적했다. 이는 노동자들이 부당한 근로계약서를 거부할 수도, 진정을 넣을 수도 없는 것은 불법 하도급 구조 때문으로, 이런 구조에서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면, 그들은 그다음 일거리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의 권리 박탈로 지은 집(마루)은 “한 그리스도인 가정의 행복한 거실이, 행복한 집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때문에 그 너머에 가려져 있는, 부당하고도 불의한 현실에 놓인 사람들에게 우리가 무관심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또 “무관심으로 감방 같은 창을 이루고, 정의롭지 못한 침묵과 방조로 바닥을 얼룩지게 하며, 더럽혀진 양심을 커튼 마냥 달고 있는 집이라면, 과연 우리는 그 집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우리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인가”라고 물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7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한다. 9월 미사는 추석 연휴로 쉬어 간다.

    8월 31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미사'는 마루 시공 노동자와 함께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 링크
    http://www.nodongsamok.co.kr/load.asp?subPage=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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