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안내
  • 오시는길
  • 후원안내
  • 문의하기
노동이슈

실천

  • home
  • 노동이슈
  • 실천

  • [뉴스한국]"공공기관 7명째 '죽음' 대통령이 책임져야…계시는 곳서 한 걸음만 나와 보라"
    • 등록일 2020-01-22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53
  • "공공기관 7명째 '죽음' 대통령이 책임져야…계시는 곳서 한 걸음만 나와 보라"

     

    문중원 시민대책위, "55일 차가운 냉동고에…즉각 문제 해결 나서야"

     

    지난해 11월 사망한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 문중원 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가 2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행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뉴스한국)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 문중원(41·남) 씨의 장례를 설 전에는 지내게 해달라며 전국 87개 시민사회단체가 2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문 씨가 사망한지 55일 째인 이날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4년 동안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기수로 일했던 문 씨는 지난해 11월 29일 기수 기숙사 화장실에서 사망했다. 그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에 일부 조교사들의 부당한 지시와 마방 임대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유족과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문 씨의 시신을 빈소가 있던 김해에서 서울로 지난달 27일 옮겼다. 서울 광화문 세종로소공원 입구 근처의 운구차에 그의 시신을 안치했고 그 옆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문 씨의 죽음은 2005년 개장한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발생한 일곱 번째 참사다. 문 씨에 앞서 마필관리사 박용석·박경근·이현준 씨와 기수 이명화·박진희·조성곤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사망자는 문 씨를 포함해 네 명이다. 문 씨의 아내 오은주(38)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에서 7명이나 죽었다. 이는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계시는 곳에서 문을 열고 한 걸음 나와 국민이 얼마나 억울하게 죽어갔는지 봐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발언문을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지만 "설 전에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말하면서는 끝내 무너져 눈물을 쏟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통제하고 갑질할 땐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르던 마사회가 책임져야 할 일에는 개인사업주 운운한다. 이런 태도의 마사회가 설 전 해결을 위해 교섭에 성실하게 나설 리 없다"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들은 "마사회장을 임명한 청와대는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마사회 관리감독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적폐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가족들이 청와대가 지척에 바라다 보이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매일 대통령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로 호소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50여 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이 없다"며, "대통령과 정부는 여덟 번째 죽음을 기다리고 있나"고 맹비판하기도 했다.

     

    유족과 시민대책위 및 민주노총 열사대책위원회는 공신력 있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문 씨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이 추천한 3인으로 진상조사위를 구성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를 보장하고, 마사회는 진상조사위가 요구하는 자료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 씨가 유서에 지목한 책임자를 파면하고 진상조사로 드러난 책임자가 있다면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여덟 번째 문중원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선진 경마를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선진경마는 한국마사회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표어로 '무한 경쟁'의 다른 표현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호주·일본·싱가포르 등에서 사용하는 경마 체계를 한국에 도입해 국제공인 경마 순위를 높이는 걸 목적으로 한다. 기수와 마필관리사에게 지급하던 고정성 급여인 비경쟁성 상금 비중을 줄이고 경쟁성 상금 비율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마사회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선진경마를 내세웠지만 이는 국내 경마 환경과 한참 동떨어졌다는 내부 비판을 받아왔다. 호주는 경마장 479개에서 1만 9921 차례의 경기를 열고 미국은 175개 경마장에서 5만 3404 차례의 경기를 한다. 일본의 경우도 32개 경마장에서 1만 7886 경주가 있다. 경마장 3곳에서 1661 차례의 경주를 하는 한국과 비교하면 경주 수가 10배에서 최대 50배에 이른다. 이처럼 경주가 많은 외국에서는 기수가 경주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한국마사회 독점 구조로 기수가 경기를 선택할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한국 기수들은 한국마사회가 강요하는 경쟁 체계와 착취 구조에 갇힐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7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마사회가 선진경마 체계를 집중 도입한 곳이다. 마사회가 이 무한경쟁 체계를 서울과 제주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마필관리사 박경근·이현준 씨가 사망하면서 무산했다. 시민대책위는 "경쟁성 상금 비율을 줄이고 비경쟁성 상금을 확대하는 게 무한경쟁체계를 바꿀 핵심"이라며, "서울에만 적용하는 비경쟁성 상금인 '부가순위상금'을 부산과 제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가순위상금은 한국마사회가 현행 '개인 마주제'를 시행하기 전 직접 고용한 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를 마사회 외부로 내보내면서 기존 급열르 보전할 목적으로 경주 상금 중 별도의 금액을 책정한 것이다. 이를 적용한 서울에서는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경마 순위 경쟁과는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문 씨가 유서에서 강조한 마사대부 심사의 문제점을 고려해 아예 마사대부 심사를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마사대부 심사는 조교사 개업 심사라고도 불린다. 조교사는 말을 훈련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경주마가 경주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경주 능력을 높이도록 관리하는 일을 한다. 조교사가 되면 마사회에서 마방(마구간·마사)을 유상으로 빌려 마방 운영권을 딸 수 있는데 마방을 빌린 후에는 마주를 상대로 영업해 말을 맡고 경주에 출전할 기수를 섭외해 경주 일정을 신청한다. 경주에서 순위에 들면 그에 따른 상금과 마주에게 받은 위탁관리비로 마방을 운영한다. 조교사가 마방 운영권을 따려면 마사회의 마사대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

     

    문 씨는 유서에서 "이번엔 더 웃겼지. 지난번에 ○○○과 친분이 있는 ○○이가 좀 더 친한 사람들 때문에 할 수 없이 마방을 못 받아서 이번에 줄까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한 사람이 조교사면허를 딱 받아서 와버렸네"라며, "도대체 이럴 거면 조교사 면허는 왜 준 건지. 오랜 시간 노력하고 그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면허를 받은 건데 마방을 받으려면 그 자격이 있는지 또다시 시험을 봐라, 이것부터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마사회 자체 조사에서 조교사·기수 모두 마사대부 심사를 불필요한 제도로 인식하고 있으며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교사 면허 취득 후 순번에 따라 마사를 대부함으로써 면허 취득 순서와 상관없이 마사대부가 이뤄지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인 조미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사회가 경마 공정성 위반행위를 자체 전수조사한다며 기수들에게 출석통지를 보낸 건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일이라고 꼬집었다. 마사회는 20일 기수들에게 보낸 출석통지서에서 '미출석 시 관련 규정에 의거 제재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조 변호사는 "단적으로 검·경수사에서 조차 참고인의 불출석을 이유로 강제수사로 나아갈 법적 근거는 없다. 백 보 양보해서 마사회가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수들은 피해자이지 가해자나 피의자가 아니므로 불출석했다고 마사회가 징계하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마사회는 취업규칙에 준하는 규정을 운영하면서 피해 입은 기수 집단에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태까지 스스로 사용자가 아니고 책임도 없다고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노사관계도 없이 통상의 취업규칙보다 강한 제재규정으로 참고인 조사를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형세"라며, "이것이 마사회의 일방적 출석요구통지가 비판받아 마땅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슬 기자

     

     

    * 출처 : 2020. 1. 22 뉴스한국
    * 해당원문 : http://www.newshankuk.com/news/content.asp?news_idx=202001221244470103

  • 첨부파일
    0122마사회.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