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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 제 28주간 목요일 2016. 10. 13.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 등록일 2016-10-17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101
  • 연중 제 28주간 목요일 2016. 10. 13.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찬미예수님.

     

    예수님 시대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하느님의 계명.. 즉 율법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종교와 사회가 일치된 시스템이었기에,

    신앙적 가르침을 지키지 못한 것은 곧바로 사회적 부정함을 뜻했고

    부정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 하지도 못하는 등

    일상의 규제가 가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부정한 사람은 그 부정을 씻기 위해

    일정 예식을 거행했고

    이러한 정결례를 통해서만 부정함을 씻었습니다.

     

    일상에서는 매우 세밀하고 복잡하게

    행동 하나하나도... 장소와 시간도... 정한 것이 있고 부정한 것이 있어 구분 되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당연히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잘 구분할 줄 아는 사람..

    부정한 것을 피하고 정결한 삶을 사는 사람이 하느님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으며

    사회적 권력과 힘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로 하느님의 계명인 율법을 연구하는 율법학자와,

    그러한 율법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것으로 소문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정결함과 부정함을 구분하고 행동하는 것을 통해

    높은 사회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율법학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예수님께 가장 큰 꾸중을 듣는 사람들이기도 했습니다.

     

    성경 곳곳을 읽어보면 언제나 예수님께 꾸중을 듣고 비난을 받는 사람들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인 율법을 연구하고 철저히 실천하는 이들이

    왜 예수님께는 언제나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그들이 지키는 율법은 ‘하느님의 계명을 따른다’는 정신은 사라지고,

    형식적 의미만의 규범과 규칙을 통해

    오히려 사람들을 옭아매고,

    자신들의 우월함만을 내세우는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너희는 불행하여라!” 하시며

    매우 강도 높은 수준으로 그들의 완고함을 꾸짖으십니다.

     

    우선 그들이 예수님께 혼이 나는 이유는 첫째로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며,

    조상들이 저지른 소행을 증언하고 동조한다.”라고 규정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완고한 마음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당신의 뜻을 전해주는 예언자를 파견했으나,

    사람들은 그러한 예언자의 외침이 듣기 싫어 그들을 배척하고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예언자들은 왕실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했고,

    잘못된 외교 관계로 이방 민족의 신을 섬기던 것을 반대했으며,

    하느님께로 돌아올 것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돌아온 것은 권력자들의 회개가 아니라 추악한 권력의 폭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는 그 후손들 역시

    조상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동일한 완고함을 반복했기에

    예언자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읽다보니,

    이 복음이 2000년 전 팔레스타인 지역 어느 곳에서 울린 말씀이 아니라

    2016년 여의도 대한민국의 한 정당의 당사 앞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들은 분명 과거 의인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습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수많은 용감한 양심의 사람들을 잡아갔고,

    고문하고 죽였습니다.

     

    그리고 그 추악한 범죄가 밝혀졌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인의 삶을 탄압하는 것은 정당했다..

    분단의 상황에서 안보를 위해 개인의 인권은 제한될 수 있다..는 등의 논리를 펼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이제,

    공약을 지키라 외치는 농민에게 물대포를 쏘았습니다.

     

    국가 권력에 의해 일어난 폭력으로 쓰러진 농민은 317일 만에 목숨을 잃었지만,

    그 죽음이 질병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펼치며

    부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오만한 말도 서슴치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오늘날도 거룩한 의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이 정권은

    “불행하여라. 바로 너희가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이고 너희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으니,

    조상들이 저지른 소행을 너희가 증언하고 또 동조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예수님의 꾸중을 비켜갈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 똑똑하고 올바르다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강조하고 철저하게 실천해야 한다 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이를 통해 사람들을 옭아매고 단죄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라는 예수님의 호통을 들은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시대 똑똑하고 힘있다 말하는

    일부의 정치인들.. 자본가들.. 그리고 거짓된 학자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 조상들과 같은 오만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예수님께서는 이들에게

    “불행하여라.. 너희 오만한 사람들아..

    너희가 진실의 열쇠를 치워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라고 호통 치실 것입니다.

     

    비록 그들은 작은 자물쇠 하나로 문을 닫아걸고 있으며

    세상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늘을 모두 가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권력자가 교수를 매수하고 방송을 조작하고 여론을 호도한다 해서

    진실을 감출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은 의로운 죽음의 원인이 무엇이고

    이를 덮기 위해 나열하는 거짓말들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그걸 모르며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들의 완고함은

    정말로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하고 외칠만 한 것입니다.

     

    백남기 농민의 죽음.. 세월호 사건의 진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아무리 틀어막고 조작하고 왜곡하려해도 우리는 진실의 힘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지키고.. 밝히고.. 누리기 위해 노력하는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은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입니다.

     

    조금은 고단하고 힘들고 억울해도...

    오늘 우리 주님께서는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너희들의 것이다.”하고 이야기하셨고,

    우리는 그 말씀의 힘을 믿습니다.

     

    이 미사 안에서 예수님의 호통을 듣고 회개해야 할 사람들이

    하루빨리 자신의 완고함을 깨닫고 뉘우치게 되길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오히려 가리려 애쓰는 자신들의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깨닫고

    진실 앞에 숙연해하며 마음을 돌릴 수 있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교사들아...”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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