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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 제 15주간 목요일 2016. 7. 14. 콜트콜텍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 등록일 2016-07-1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028
  • 연중 제 15주간 목요일 2016. 7. 14. 콜트콜텍기타노동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찬미예수님..

    날씨가 덥고 습해 가만히 있어도 예민해지는데, 
    오늘 강론은 기분도 풀고 갈 겸.. 퀴즈 하나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제가 상품을 준비하지는 못했는데요.. 다같이 듣고 재미로 풀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문제) 다음의 보기 가운데 오늘 강론에서 마지막까지 등장하지 않을 주제는 무엇일까요?
    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싸드
    ② 개, 돼지
    ③ 최저임금위원회 
    ④ 주식 대박 검사

    사실 앞서 이야기한 몇 개의 주제 말고도 우리사회의 아픔과 부조리.....
    불의와 부정을 나타내는 현실을 보고 있자니
    많은 분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소위 말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는 아닙니다.

    그보다 오늘 복음을 보며 든 생각은 
    최근 10여 년 동안을 돌아봤을 때, 이 시대의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 말고,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지며 
    치열하게 싸우고 반대하고 외쳤던 일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왜 예수님은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하고 말씀하셨을까.. 하는 묵상을 해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제주 강정에 해군기지는 안 된다며 반대했고, 
    10년이 넘는 긴 싸움을 해왔지만 
    얼마 전 강정에는 해군기지가 완공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밀양의 송전탑 건설은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몇몇 세력의 천문학적 이권이 개입된 문제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대 농성장은 무참히 침탈당했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몰아낸 자리에는 흉물스런 욕망의 송전탑이 오르고 있습니다.

    국가 공권력의 무분별한 폭력은 잊을만하면 반복되며 
    작년에도 도심 집회에 나왔던 백남기 농민은 
    아직도 병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과거의 일들을 뒤로하고 
    매일매일 새로운 시대의 갈등과 아픔이 쏟아져 나오기에 
    그 일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기조차 힘이든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쯤 우리는 복음에서 예수님이 이야기하시는 그 “안식” 이란 것을 얻을 수 있을까요?
    언제쯤 그 편하고 가벼운 짐을 질 수 있는 것일까요?
    무얼 어떻게 예수님께 배워야 시대의 고통과 아픔은 끝이 나는 것일까요?

    조금은 억울하고 속상해 하는 마음으로 복음을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예수님도 그렇게 편한 삶을 살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 누구보다 모진 삶. 고난의 삶.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강정에 해군기지가 생겼고, 밀양에 송전탑을 막지 못했고, 
    반복되는 국가 공권력의 폭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의와 공정을 바라는 사람들의 외침이 실패한 것이라 말할 수 없단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투쟁과 불복종이 있었기에, 
    세상은 그만큼 또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실패 할꺼야.. 안 되는 거야.. 라고 저항하지 않고 포기했다면
    세상은 그만큼 불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을 것이고,
    고생과 무거운 짐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무기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아닌 것을 아니라 외치며 살아왔고, 
    탐욕을 탐욕이라 고발했으며
    불의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며 맞서왔습니다.

    그 결과 떨어진 각각의 사안 사안은 막지 못 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세상은 그만큼 불의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자본의 탐욕이 어떠한 얼굴로 이 시대에 기생하며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지 깨닫게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함께 기억하는 콜트콜택 해고 노동자분들도 같은 이치입니다.

    어렵다.. 안된다.. 하고 포기하고 주저한 것이 아니라
    불의한 회사와 사회에 정당한 노동의 권리가 무엇인지 한결같이 외치며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무거운 짐을 버리지 않았기에.. 
    그 고생스런 짐을 내려놓지 않고, 사명으로 여기며 싸워왔기에
    비록 그 열매가 그들에게 아직 돌아가지 못했을지라도
    분명 이 사회에는 이들 노고의 열매가 맺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우리는 이곳 현장에서 콜트콜택 노동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사실 오늘 복음 어디에도 예수님은 그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주거나
    당장 해결해주겠다고 이야기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짐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배워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삶의 고된 짐을 내려놓지 않고, 예수님과 함께 지고 갈 수 있을 때... 
    그 때가 바로 우리의 안식의 때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스승이신 예수님이 걸으신 길을 보며 배우고
    따라 걷는 제자의 길이고, 
    우리의 짐은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이 시대의 아픔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과
    그 아픔 안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고 저항했던 모든 분들을 기억합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그 노동의 존엄함을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와 준 
    콜트콜택의 모든 노동자들을 기억합니다.

    우리 모두가 비록 시대의 아픔을 지고 갈 지라도
    예수님이 우리보다 먼저 걸어가신 그 삶에서 
    그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배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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