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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 경제, 대면 노동-9
    • 등록일 2023-03-2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76

  • 2. 택배 노동45)

     

    우리는 전화, 온라인 주문만으로 거의 대부분의 상품을 원하는 장소에서 배송받을 수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쇼핑몰, TV홈쇼핑 등 전자상거래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택배업체도 급증했다.46)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택배업은 더욱 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났다.

     

    소비자들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은 택배회사와는 크게 다르다. 택배 노동자 처지가 더욱 열악해진 중요한 이유는 이들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택배산업은 급성장하는데 박스당 평균단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47) 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박종식은 배송단가의 하락은 택배업체의 수익률 저하, 택배기사의 장시간 노동 등으로 인한 택배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기존 소득을 유지하려면 택배기사는 낮아진 배송단가만큼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하기 때문에 하루 10-12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한다.48) 2018년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결과, 택배 노동자의 하루 평균 노동 시간은 12.7시간, 월평균 근무일은 25.6, 순수입은 평균 302만원이다.49) 법정 근로 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지만, 택배 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는 특수고용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초과근무는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

     

    택배산업 초기의 택배기사는 택배회사와 근로계약을 하고 월급을 받으며 임금노동자로 일했다. 1998IMF 외환위기 이후 택배업체들은 택배기사와의 고용관계를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전환했다.

     

    택배 노동자는 영업소(중간 단계)와 배송 계약을 맺고, 영업소는 택배회사와 계약을 맺는다. 여기서 원청인 택배회사는 택배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 관리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런데 예를 들어, A 택배회사는 택배 노동자에게 A 택배회사의 유니폼 착용, 차 도색, 프로그램 적용, A 택배회사에서 받은 물품만 배달하도록 한다.

     

    택배기사의 근무환경은 열악하다. 장시간 노동50),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근골격계 및 호흡기 질환, 야간노동 등으로 건강이 나빠지면 스스로 일을 그만두는데 택배업체는 택배기사의 건강 문제를 책임지지 않는다. 이들의 건강 악화는 결국 건강보험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지지만 택배업체는 이 책임을 사회에 넘기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물량이 많아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이어지고 있다(하루 평균 300-500개 물량). 특수고용노동자란 이유로 기업은 이들의 희생을 방관해 왔다.

     

    20198, 국회에서 택배 산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택배 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 발전 법안이 발의됐다. 택배 노동자의 과로 방지,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운송 계약 최소 6년간 보장, 운전 노동자와 분류 노동자의 구분(무급 분류 노동 규제 근거)을 포함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상임위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20대 국회 임기 만료 때 자동 폐기되었다.

     

    택배기사는 택배회사와 (위계적 관계의 하위파트너지만) 개인사업자 신분이어서 집단적 대응을 하기 어렵고 근무여건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2019년 법원은 택배기사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라고 판결했다.51) 최근 국토부는 택배··배달서비스 산업 발전과 종사자 처우개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노동자들은 이 법의 제정을 통해 백마진52)과 리베이트 그리고 수수료·보험료·출근비·프로그램비·벌금 등의 중간착취를 규제해 공정거래를 확립하고 휴게시간·안전 강화 등에서 사용자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서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53)

     

    45) 박종식, 택배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 과제, 월간참여사회, 2020.7-8 뉴스타파, 코로나 시대의 택배: 회사는 돈 벌고 노동자는 쓰러진다, 2020.7.16

    46) 2001년 택배 물량 약 2억 개, 매출액 6,466억 원이었는데 2018년엔 택배 물량 약 254천만 개, 매출액 56,673억 원이다. 18년 동안 택배 물량은 약 12.7, 매출액은 8.8배 늘었다. 15세 이상 국민 1인당, 택배이용 횟수는 2000년에 연간 5회였는데 2018년은 92.2회로 급증했다. (박종식, 앞의 글)

    47) 한국통합물류협회 조사결과, 박스당 평균단가는 계속 낮아졌는데 20003,500원이던 것이 2018년에 2,229원까지 낮아졌다. 주요 이유는 택배업체들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배송비 인하다.

    48) 서비스연맹 조사 결과, 우체국택배 기사(5일 근무)의 주당 노동시간은 평균 58.58시간, 일반 택배업체 기사(6일 근무)는 주당 최소 60시간 이상 일한다.

    49) 한국교통연구원, 택배서비스 산업 일자리 실태 조사분석

    50)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분류 노동 때문이다. 택배 노동자의 주 업무는 배송이지만, 이들은 밤사이 터미널로 온 짐들을 분류해 자기 차에 싣는데, 보통 새벽부터 몇 시간 동안 분류 노동을 마친 후, 배송 업무를 시작한다. 택배회사는 분류 노동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51) 201911, CJ대한통운 택배기사 및 대리점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에 대해 법원은 택배기사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노동자라는 판결을 내렸다.

    52) 판매자가 소비자와 거래를 성사했을 때 받아야 할 상품 단가 가운데 일부를 사전에 깎아 주기로 약정하는 일.

    53) 김성혁, 노동자 처우개선 위한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매일노동뉴스, 2019.07.25


    (매주 '서울 정의평화위원회와 세상 - 2020년 자료 2  비대면 경제, 대면 노동' 을 나누어서 올립니다. P 25-27) 

  • 링크
    https://catholicjp.or.kr/lib_public/22644
  • 첨부파일
    비대면경제 대면 노동.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