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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정의 문헌] 버리는 문화
    • 등록일 2021-07-0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11
  •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사회 정의 – 돈과 권력


    미켈레 찬추기 편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경제와 금융의 힘


    버리는 문화


       가장 힘없는 이들을 저버릴 때 인류는 퇴보하게 됩니다. 이는 지역적으로나 전 세계적으로 좌파, 우파, 중도파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정치 경제 지배 체제의 비인간화를 여실히 보여 주는 행태입니다. 전쟁이나 빈곤을 피하여 떠나온 난민들, 착취당하고 노예처럼 일하는 어린이들,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며 죽어 가는 가난한 이들, 그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것과는 다른 어린이, 젊은이, 어른, 그리고 운동 능력이나 지적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노년층, 이러한 이들을 아무 의미 없는 사람들로 치부하며 전부 한 구석으로 내몰아 버리는 것입니다. 이 모든 행위는 끔찍한 불의일 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회적 부메랑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악영향으로 우리 사회는 머지 않아 몇 곱절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수익성 추정 기준에 따라 더 이상 효용성이 없다는 단순한 이유로 사람들을 버리는 세계 경제 체제는 심각하게 병든 체제입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상기시켜 주듯, 사회 질서와 그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행복을 지향해야 하고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실제로 모든 경제 사회 생활의 주체이고 중심이며 목적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참으로 ‘버리는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착취와 억압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입니다. 사람들과 민족들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속하지 못하도록 배척함으로써, 개인과 사회 집단, 공동체, 민족들의 정체성을 뿌리째 잘라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온전한’ 사회 안에는 빈민촌, 변두리, 판자촌처럼 취약한 장소들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배척당한 이들은 ‘착취당한 이들’만이 아니라 버려진 이들, 퇴물, 잉여 인간으로 정의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와 같이 버리는 문화는 무엇보다 인간에게 악영향을 미치지만, 피조물도 쉽게 쓰레기로 전락시켜 버립니다. 이러한 현상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이 아니라 신격화된 돈이 정치 경제 체제의 한가운데를 차지할 때에 일어납니다.


       약 1,200년 전에 쓰인 것으로 여겨지는 한 히브리 단편은 특별히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라비가 자신의 신도들에게 바벨탑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사람들이 바벨탑을 세우는 데에 엄청난 노력을 들였다고 설명합니다. 벽돌을 만드는 데만 해도, 진흙을 개어 짚과 뒤섞은 다음 거푸집에 넣어 잘라서 말리고 굽는 과정들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구워서 식힌 벽돌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탑이 세워지는 것입니다. 이때 벽돌 하나가 떨어지면 비극적인 참사로 이어집니다. 벽돌을 떨어뜨린 사람은 처벌받거나 추방됩니다. 그런데 노역자가 땅으로 추락한 경우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개인이 신격화된 돈을 섬길 때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도대체 인간이 같은 인간을 버리는 일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예수님께서는 가장 무방비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고 여러 차례 권고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가능한 수많은 사례들 가운데, 예를 들어 청년 실업자와 같은 그러한 '작은 이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습니까? 통계 수치가 말해 주듯,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청년 실업 비율이 40-5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젊은이들 가운데 절반이 버림받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오로지 수지 균형을 맞추려는 목적으로 한 세대를 전멸시키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한 비정한 사고방식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 윤리적 결단만이, 인간이 같은 인간을 배척하지 않고, 사람이 사람의 약탈자가 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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