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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59차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 등록일 2021-06-2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99
  • 제 59차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노동사목위원원회 위원장 김시몬 신부

     

    6월 24일(목) 19:00  명동대성당

     

     지금 일 하고 있나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나요? 일하면서 바라는 것이 있나요? 일하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본적 있나요? 왜 사람들은 위험한 곳에서 일을 할까요? 전에는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지만, ‘노동사목위원회’에 오게 되어 자주하게 되었습니다.

     

     “안전불감증”이란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입니다. 산업재해 피해자를 보고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라고 어느 정치인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고 아직도 많다는 것을 안다면 구조 자체를 바꾸어야 함에도 아직도 개인의 실수라고 여기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고 저 역시 얼마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예로, 정석채(비오) 형제는 2019년 자신의 아버지가 건설 현장에서 추락한 것에 대해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망 사고가 난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회사는 끝까지 개인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했고, 법원도 개인의 실수가 더 크다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산업 현장에서 죽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 한해에 산업재해 사고로 88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였습니다. 더 이상 그들의 희생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세례자 요한 축일입니다. 사막에서 들꿀과 메뚜기를 먹으면서 혼자서 잘살던 사람이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곧 올 것이기에 회개하라고 전했습니다. 자급자족 하면서 살 수 있는 시대에도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누군가를 불행하게 해서는 안 되고, 불행한 사람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세례자 요한은 이야기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우리에게 이곳을 아름답게 가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간이 흘리 세상이 더 좋아진 부분도 있고 더 나빠진 부분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자연은 그냥 놔두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사회는 다릅니다. 자본가들이 말하는 대로 시장경제를 가만 놔두면 경제가 살아나고 모두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가진 자들만 더 많이 갖게 되고 조금 갖고 있는 사람은 그것마저 빼앗기게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연일 뉴스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쏟아지는데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다행이란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동료요 이웃입니다. 그들이 안전해야 우리도 안전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최근에 사망한 이선호 군, 광주 철거 현장 붕괴, 쿠팡 화재 사고 역시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 많은 위험이 존재하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으나 아직도 많은 기업이 사고가 나면 그 사고를 은폐, 축소 시키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상식적으로 사고가 나면 일을 멈추고 사람을 구조하고 상처를 치료해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사람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으로 합니다. 보험을 들어놓고 보험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공상 처리’ 라고 기업이 치료비를 노동자와 합의하려고 합니다. 산재처리로 인한 안전 점검, 보험료 인상, 벌점 및 입찰 불이익 등을 받는 것보다 사망 사고가 나더라도 벌금을 내고 합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려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긴 것입니다. 사고처리 비용을 더 비싸게 지불하게 하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안전에 더 많이 투자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이 법이 기업을 죽이는 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업이 잘 되야 더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릴거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업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님에도 기업을 살리기 위해 몇 사람은 희생해도 된다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일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일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 역시 일을 하는 이유가 생계유지가 가장 큰데, 일을 하면서 건강에 지장을 주고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거부하고 중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위험한 자리라도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치며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버티려고 노력하며 그저 사고가 안 나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시간의 무리한 노동은 신체손상과 질병을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버티다 결국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고 새로운 사람으로 교체됩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쓰러져서 나오는 곳에 보통 사람들은 더 큰 사고를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사람은 자본주의의 부품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소중한 존재입니다.

     

     예전에는 싸고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좋은 기업의 이미지였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싸고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있었고, 자연환경이 훼손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시대에는 좋은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좋은 회사가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책임지고 환경을 생각하는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다.

     

     이제는 “빨리” 혹은 “싸게”가 아니라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아직 문제가 없으니 괜찮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안전이나 환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 보다 좋은 대책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사업가는 자신의 자녀가 그 일을 해도 될 수 있도록 그곳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을 대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에 안전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직 바뀌지 않았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고 힘을 모을 때 세상은 분명 더 좋아집니다. 그곳에 하느님 나라가 세워질 것입니다.

     

  • 링크
    http://www.nodongsam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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