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금융의 힘]
세계화
오늘날 우리 인류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경제 금융 분야의 거시적 문제들에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급격한 변화가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 세계 모든 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가 당면한 새로운 차원의 현상으로,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칩니다. 문화, 경제, 정치, 과학, 교육, 예술, 그리고 당연히 종교와도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러한 현상은 그 자체로 인류의 깊은 염원, 바로 일치를 드러냅니다. 그러나 세계화는 흔히 거대 독점을 창출하고 이익을 최고 가치로 전환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와 관련되는 현상으로만 축소되고 있습니다.
세계화 사회라는 지평은, 단순히 다국적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경제 금융 차원의 유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이러한 유대는 언제나 있어 왔던 것입니다.
세계화 사회의 지평은 오히려 날마다 더욱 두터워지는 관계망의 전적으로 새로운 특성과 그 파급 효과를 통하여 펼쳐집니다. 금융 시장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전 세계가 시장의 법칙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되었고, 정치의 역할도 단순히 시장의 시녀로 전락해 버렸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외환 자유화, 자본 유통, 금융 과정의 디지털화에 따른 금융 시장의 여러 차원들은 매우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여, 예전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엄청난 자본을 지구 반대편에서 실시간으로 이체할 수 있게 되었을 정도입니다. 이는 복합적인 현실입니다. 예측하기 힘든 궤적을 따라 다양한 수준에서 작용하고 계속 진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예를 들어 웹상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 들은 단 몇 년 만에 세상에서 거대 자본을 형성하게 되었고, 그러한 자본 총액은 많은 국가들, 심지어 일부 주요 국가들의 국내 총 생산을 훨씬 능가하는,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치에 이르렀습니다.
더 전반적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이미 밝힌 대로, “오늘날 인류는 그 역사의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는 급격한 변화가 점차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과 창조적 노력에서 일어난 변화는 인간 자체를 변화시켜, 개인과 집단의 판단과 열망, 사물과 인간에 대한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정한 사회적 문화적 변혁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변혁은 "종교 생활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인류 가족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점차 전 세계의 “한 공동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화는 그 자체로 불평등을 줄이지 못하였습니다. 도리어 경제와 금융의 부가 증가할수록 빈곤도 함께 증대되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금융 경제 성격의 극심한 신식민주의가 널리 퍼져, 자원을 착취하고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며 세계 시장들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사회 정의 – 돈과 권력 P21-23
미켈레 찬추기 편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