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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2016. 12. 26. 광장 시국 미사 강론
    • 등록일 2017-01-0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412
  •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2016. 12. 26. 광장 시국 미사 강론

     

     

    정수용 이냐시오 신부 

     

     

     찬미예수님..

    성탄 대축일이 지났습니다.

    4주간의 대림시기동안 성탄을 준비하며 참회와 회개의 시기를 보낸 우리는

    그제 24일 밤, 성탄 대축일 밤미사를 봉헌했고,

    어제 25일 성탄 대축일 낮미사를 드렸습니다.

     

    각 본당에서는 여느 때처럼 주일학교 학생들의 성탄제도 있었을 것이고,

    성탄 미사를 준비하는 제대 봉사자나 전례 봉사자들, 성가대 단원들....

    그리고 미사 후 나눌 차와 음식을 준비하던

    여성구역 구역장님과 반장님을 비롯한 많은 봉사자들의 분주한 손길도 있었을 것입니다.

     

    교회만 성탄을 맞은 것은 아닙니다.

    세상도 성탄을 기다렸고, 또 맞이했습니다.

     

    빵집에는 케익을 쌓아놓고 손님을 기다렸을 것이고,

    대형쇼핑몰과 마트에서도 여러 물건을 진열해놓고 먹고 마시며 흥청대는 성탄 속에서

    큰 장사가 되길 바랐을 것입니다.

     

    술집, 공연장, 숙박업소 등은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신비를 기억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아무튼 성탄을 즐겼습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성탄을 기념한 곳도 있었습니다.

    광장과 거리에서도 성탄 미사가 있었습니다.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과 미수숩자들을 기억하고

    국정농단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탄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여의도 콜트콜택 해고 노동자들의 천막 앞에서도...

    강남역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직업병 피해 모임의 농성천막에서도..

    진도 팽목항 노란 리본이 외롭게 흔들리는 곳에서도...

    도박산업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걱정하는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서도...

     

    비록 화려하거나 풍요로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가장 작은 이들을 찾아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하는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모습으로 성탄을 맞이하셨습니까...

    누구와 무엇을 기억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셨습니까...

     

    사실 저는 올해 성탄을 분주하기만 한 마음으로 맞이했습니다.

    비유가 좀 가볍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탄과 대림은 사제들에게는 대목장사와 같은 시기일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연말이라 바쁜 것도 있지만, 성탄 미사와 행사를 준비하기도 했고,

    판공 성사를 돕느라 선,후배 신부님들의 본당도 방문했기에

    정작 제 자신의 성찰과 강생의 신비를 기억하며 성탄을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떠한 마음으로 성탄을 맞이했던.....

    이제 강생의 신비를 묵상하고 기억하는 성탄 신비 시기는

    내년 1월 8일 주님 공현대축일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하루의 이벤트로 끝나는 성탄이 아니라

    전례력의 흐름 안에서 하느님의 자기 비움... 신께서 인간이 되심..

    그래서 피조물을 먼저 찾아온 창조주의 신비를 우리는 계속 묵상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그렇게 성탄 대축일을 보내고 성탄 8부 축일의 첫날...

    전례력은 언제나 교회의 첫 순교자인 스테파노 성인을 바라보게 해줍니다.

     

    그리고 스테파노 성인의 삶의 모습을 전하는 1독서 사도행전과 그에 따른 마태오 복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세상의 가치에 흔들리기 보단 신앙의 진리를 기억하는 길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1독서에서 스테파노의 순교 이야기를 전하며,

    사도행전 6장은 그를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최고 권력자가 대기업 회장들을 독대하며

    그들의 더러운 이익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수십 수백억원을 모금하는 것을 능력이라 말합니다.

     

    기업의 회장입장에서는 돈을 갖다 주더라도

    노동자를 탄압하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능력이라 칭송합니다.

     

     

    이 모든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권력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논점을 흩트리고,

    잘못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감추고 가리는 것을 능력이라 말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재물을 나눠주는 일을 맡은 스테파노의 능력은

    초라해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복음을 실천한 스테파노가

    은총과 능력의 사람이었음을 명백히 기록합니다.

     

    다시 사도행전은 스테파노가 이방인들과 논쟁을 벌일 때도,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자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저는 잘 모릅니다.”라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을 증언하는 것이 상대를 대항할 수 없게 만드는 시대입니다.

     

    오전에 한 말을 오후에 뒤집고,

    비록 무능하고 아무것도 아는 것 없이 자리를 지킨 사람으로 몰릴지라도

    몰랐던 것이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변명하며 도망치는 것이

    지혜인줄 아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용감하게 증언한 스테파노의 언변은

    오히려 어리석다 말할까봐 걱정입니다.

     

    하지만 사도행전의 말씀은 하느님의 목소리에 따랐던 스테파노가

    성령에 충만했음을 증언해줍니다.

     

    결국 스테파노는 반대자들의 미움을 사게 되었고,

    분노한 사람들은 그에게 달려들어 성 밖으로 몰아내며,

    그에게 돌을 던져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렇게 신앙을 지키기 위해,

    진리를 지키기 위해 스테파노는 목숨을 잃었지만

    교회의 첫 순교자로 기록되며 우리 신앙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추운 겨울..

    손을 비비고 발을 동동거리며 미사에 함께하시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예수 성탄 대축일을 보내고 맞이하는 첫날, 성 스테파노의 축일에

    우리는 이곳에서 왜 미사를 봉헌하는지 다시금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거짓이 많은 세상입니다.

     

    몰랐다, 기억에 없다... 라고 말하며 뻔뻔하게 양심을 속이는 사람들...

    표정하나 바뀌지 않으며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능력자로 대접받는 시대입니다.

     

    자신의 추악한 선택에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오직 잘못을 덮고 섞어버리는 일에만 혈안이 된 비겁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않고 그 탐욕을 이어가는 세상입니다.

     

    똑똑하고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높은 관직에 오르는 사람들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을 모르고 있음이 한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일지라도 우리는 스테파노 성인의 모습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스테파노는 순교하는 순간에도 자신을 향해 돌을 던지는 사람들을

    저주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에도 하늘을 바라보며 하느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시대의 거짓을 꾸짓고, 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면서

    추악한 그들의 잘못에 분노할 수는 있지만,

    그 추악함을 우리가 따라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의 편에 용감히 서있던 스테파노 성인의 모습을 기억하며 다짐하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만큼은

    거짓의 유혹을 이기고 진실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신앙의 기초일 것입니다.

     

    진실이 외면당해 고통을 당한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같이 머물며 연대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다짐을 하며 이 광장을 지키는 것이고,

    그러한 새 시대를 바라며 기도하는 것이고,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어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에 이어 오늘 복음인 마태오 복음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헌법의 가치과 양심의 가치를 자신의 탐욕을 위해 팽개쳐버린 이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외칠 것이고,

    그러기 위해 매순간 성령께 의탁하며 나아갈 길을 찾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미사 안에서 시대의 탐욕자들이 던진 돌에 맞아 쓰러져있는

    세월호의 희생자와 가족들, 해고 노동자들과 직업병 피해자들,

    그리고 국가 폭력에 희생된 백남기 임마누엘 농민과 모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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