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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평화신문] 일해도 일상이 버거운 우리 이웃
    • 등록일 2017-11-06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901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ㆍ가톨릭평화신문 공동 기획 (4) 일해도 일상이 버거운 우리 이웃

     

    임금격차와 저소득층 부담 줄여 행복 사회 만들어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현주 연구위원(엘리사벳)
     

    언제부터인가 일을 하고자 해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뿐만 아니다.

    일을 하더라도 생활이 그리 녹록지 않다.

     

     

    ▲ 한 봉사자가 어려운 가정의 가장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 우리나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최저임금뿐만 아니라, 특히 근로 빈곤층을 위한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구조가 함께 개선돼야 한다. 사진은 2015년 7월 3일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ㆍ정의평화위원회ㆍ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소득 불균형과 취업 빈곤율

     

    우리나라 경제는 기적이라 불릴 만큼 빠르게 성장해 왔다. 사회보장제도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고용과 임금, 소득 지표에서 반갑지 않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보통 지니계수로 표시되는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소득 5분위 배율(최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최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이 악화되고 있다.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노동 소득 분배율’이 악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지표들이 악화된 것은 하위 소득 집단의 소득이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 지니계수란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놓을수록 불평등함을 뜻한다. 지니계수란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함을 뜻한다. 지니계수가 낮을수록 불평등함이 개선돼 부의 분배가 서민층까지 잘 이뤄지는 것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한다.

     

     

    여기에 더해 ‘취업 빈곤율’도 낮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시장 소득 중위 50% 기준 취업자 빈곤율이 2006년 8.8%에서 2016년 10.1%로 악화되었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도 2013년 OECD 국가 평균이 16.1%인데, 한국은 25.1%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근로자의 임금 격차도 커서 ‘임금 10분위 배율’(임금 상위 10%의 평균임금이 하위 10% 평균임금의 몇 배인지를 나타낸다)이 4.8배에 이른다. 비교 대상국 중 이 배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인 덴마크는 2.5배고, 일본도 2.9배다.

     

    ‘고용 불안’과 ‘기업 간 격차 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고용노동부 관련 통계를 보면 2016년 기간제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72.2%이고, 파견ㆍ용역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정규직의 59%에 그친다. 그리고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노동자 임금 수준은 2016년 기준 대기업 노동자의 54.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회보장제도는 근로 연령층의 어려움에 쉽게 대응하지 못해 왔다. 과거엔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자리를 구해 안정적인 삶이 가능했다. 여기에 더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스스로 살아갈 수 없다면, 그 이유는 개인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판단하던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인식은 근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정책의 수용을 어렵게 했다. 

     

    4인 가족과 최저임금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은 매년 뜨거운 논쟁거리다. 여기서 우리는 최저임금이 가진 실질적인 가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최저임금으로 한 달을 일 하면 약 130만 원을 넘는 수준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선진 복지국가의 최저임금이 생활에 준 영향이 과연 동일할까? 최근 만났던 저소득 가구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장애인 자녀를 둔 저소득 4인 가족은 월세와 의료비, 아이들 교육비, 그리고 장애가 있는 자녀의 각종 진단과 치료, 상담 비용을 쓰고 나면 남는 돈이 너무 적어서 감자 한 봉지를 사서 매끼 감자 반찬을 먹기도 한다고 했다. 엄마는 장애 자녀를 돌보느라 일할 수 없고, 아버지는 월세가 싼 집을 택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아이들 학교 때문에 살던 동네를 떠날 수 없어 먼 직장으로 긴 통근 시간을 감수했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자고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통근을 반복했다. 이 가구는 월세, 교육비, 장애인서비스 지원이 있었다면 그나마 영양을 고려한 식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이 가구의 아빠가 받는 임금은 최저임금을 넘기고 있었지만, 생활비를 감당하기엔 너무 빠듯했다.

          

     

    주거·교육·의료비 부담 줄여야

     

    최저임금이 실생활에 주는 느낌은 국가마다 다르다. 주된 이유는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때문이다. 이 생활비들은 저소득층에겐 더 부담될 수밖에 없다. 소득이 낮아도 이 지출 항목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더 클 수 있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 중 아픈 사람이 더 많고 자기 집을 가진 사람은 적으니, 의료비와 주거비는 저소득층 가구에서 더 큰 부담이 되기에 십상이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중 보건 의료를 위한 가구 지출 비율은 2015년 기준 2.7%로 매우 높다. 건강보험제도를 운용 중이지만, 가구의 의료비 부담이 매우 크다. 다른 국가들과 상황을 비교해 보면 2014년 기준 덴마크 1.5%, 스웨덴 1.7%, 영국 1.5%, 일본은 1.4%였다. 우리나라에 사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서구 복지국가들은 대부분 의료비 본인 부담은 물론, 교육비 부담도 거의 없으며 주거지원제도도 높은 수준에 있다. 이러한 국가에서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것과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것은 실제 그 삶의 수준이 다를 수 있다. 언론에서는 생계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이 생계형 사건 가운데 단순히 임금이 낮아서 발생한 사고는 매우 적다. 오히려 끝을 알 수 없는 고독한 돌봄 부담, 의료비 부담과 부채 등이 기폭제가 된 사례들이 다수다.

     

    근로 빈곤층의 기초생활 보장을 위해서는 빈곤을 미리 예방하고 대응해야 하며 임금격차를 줄여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과 임금격차를 줄여 가는 것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한편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소득 부족을 초래하는 주거비와 의료비, 교육비 부담이 줄어들도록 돕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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