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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와 함께하는 미사 강론 (2018. 5.10)
    • 등록일 2018-05-2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674
  • 2018년 5월 10일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미사 강론

     

    이주형 요한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 부위원장)

     

    국내에는 노동 문제로 인해 노사 간의 갈등이 첨예한 투쟁 현장이 몇 곳 있는데 그중에서도 장기투쟁 사업장이라고 해서 투쟁 기한이 매우 긴 현장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콜트콜텍 농성장입니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그 문제 아직도 해결 안되었어?”하고 물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2007년에 그곳 노동자들이 황망하게 정리해고를 당하고 이제는 10년도 훌쩍 넘은 2018년이니 그렇게 물으실 도 있을 것 같고, 강론을 하는 저 역시 노동사목위원회 소임을 맡기 전까지 몰랐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콜트콜텍 농성장은 대한민국 최장기 투쟁 사업장으로 여전히 서울 정부종합청사 옆자리인 지금 이 자리에 천막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네 분의 형제님들이 밤낮으로 이 자리를 지키며 부당한 자본력을 고발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외치며 의로운 예언자적 소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한 달에 한번 이렇게 천주교 노동사목에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그 밖에도 다른 수많은 종교, 시민사회단체의 도움과 관심으로 10년여를 버티어왔습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온 몸으로 추위와 더위와 냉대와 무관심을 받아내는 이 분들을 보며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같은 한 형제로서 저는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젊음과 삶을 다 바쳐 헌신하고 희생한 회사, 그러나 부당한 정리해고, 그리고 해고 노동자 최종 패소라는 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은 이들의 처지를 어떻게 봐야 합니까?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경영상의 이유로 회사가 해고했으면 그만이지 왜 그렇게 투쟁을 하는가? 물론 현행 근로기준법 제24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에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해서 해고가 가능하다고는 명시되어 있고, 덧붙여 회사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장 폐쇄 이전 매년 80억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부채도 없던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공장의 문을 닫고 정리 해고를 했다면 이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 상황을 두고서 법원에서 말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라는 판결을 과연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우리는 이미 익히 보았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얼마나 참혹한 판결로 끝날 수 있는지를 ‘KTX 여승무원 해고 적법 판결’과 ‘쌍용 정리해고 적법 판결’을 보면서 말입니다.

     

    노동현안을 대하는 정부의 성향과 법을 해석하는 공직자들의 생각의 차이가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만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법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은 결국 제도와 법률이 사회와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 법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도 있고, 그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언급한 어느 언론 기사에서 사회적 우정이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습니다(2018년 4월 17일, 경향신문, 김영등 라이브클럽 빵 전 대표). 정부 기관, 공권력과 법률 같은 제도적 차원만이 아니라 성숙한 국민 의식들, 이를테면 공동체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 상호 우호적인 마음으로서 아프고 힘든 주변의 이웃에게 다가가자는 취지의 표현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인데 남일처럼 대하지 말고 공동체로서 함께 관심과 책임을 갖기를 촉구하는 그 글은 매우 훌륭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도적 차원이라는 하드웨어 속에는 분명히 인간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우정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톨릭 사회교리에서는 그것을 ‘약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연대성’, ‘보조성’, ‘참여의 원리’로 설명을 하고 성경의 루카 복음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루카 10,30-37)의 이야기에서도 그러한 이웃사랑과 책임 있는 행동을 강조합니다.

     

    분명히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사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 사태는 지나가면서 바라보는 해프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현안 중에 하나이며, 가장 아픈 부분입니다. 그러니 빨리 해결되어 치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도가 분명히 해결을 위해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 미사를 봉헌하는 가운데 고통받는 콜트콜텍 해고 사태가 해결되도록 간절히 기도합시다.

     

  • 첨부파일
    0510콜트미사.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