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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milia 2018-01]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 등록일 2018-09-10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37
  •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2018년 9월 10일 연중 23주일

     

    “예수님께서는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 못 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십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이주형 요한 신부

     

     

    살아가다 보면 하느님께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주로 언제입니까? 고통받는 이웃을 만날 때입니다. 육체적인 고통, 신체적인 장애를 겪는 이웃을 볼 때면 더 그렇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왜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우리는 그것을 알 길이 막막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보다 아픈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건강한 육신을 갖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 2009년 10월 4일 타계)라는 아르헨티나의 가수가 부른 Gracias a la vida라는 노래가 있는데 살아감에 있어서 내 주위의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참으로 아름다운 내용의 노래입니다. 이밖에도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영감 어린 고백은 우리 주변에 참으로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감사한 마음을 지향하려는 우리의 삶이 문제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과연 감사하는 삶인지요? 오히려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음에도, 또 너무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재물과 세상 기쁨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우리는 우리 주변과 내가 몸담은 사회와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리석게 행동하는 우매함에 빠지지는 않는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잠시 우리 사회를 돌아봅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떻습니까? 작금의 우리 사회는 극도로 심각한 황금만능주의에 빠져있습니다. 끊임없이 뭔가를 생산해내고, 경제적 가치를 생산해내야 하는 자본주의는 이미 환경파괴, 인간 소외, 사회적 불평등의 폭발적 증대라는 전 세계적 병폐를 야기한 지 오래입니다. 생산성과 효율성, 수익만을 쫓고 돈이 최고다라는 식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호도해온 자본주의의 잘못된 환상으로 많은 형제, 자매들, 공동체가 이미 많이 아프고 병들었습니다.

     

    노동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해가는 고용환경 속에서 노동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비용과 효율성만을 추구한 채 사람을 돌보지 않는 고용환경과 문화는 비정규직의 지속적인 증가와 실업률의 증가를 촉진시켰습니다. 또한 직장 내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 장시간 근로와 과로사 그리고 최근에는 사업장 내 갑질 현상과 감정노동자가 당하는 고통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인 나의 생명보다 일과 돈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참담하고 참혹한 결과입니다. 아무도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데, 어느새 우리나라는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없는 곳이 돼버린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이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라는 제도적인 접근과 노사 양측의 협력과 상생을 위한 노력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부터 세상의 잘못된 조류에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하여 사랑과 박애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이러한 개인적 결심은 다른 말로 “회심”이라고 합니다. 그리스어로 “메타노이아”라고 하는 이 회심이라는 말은 ‘내가 가던 길을 바꾸어 새로운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우리 자신의 회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병자를 고쳐주시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시며 귀머거리를 듣게 해주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며 우리의 닫힌 눈과 귀를 열어주시고자 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순간에서 우리는 그분의 손길을 거부하며 아프고 병든 현실을 외면하며 나만 잘살겠다는 악의 유혹에 빠지고 있는지요? 그것은 아마도 여전히 내가 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으로 계속 가겠다는 고집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은 내 삶의 방향을 다시금 하느님께로 향할 것을 다짐하는 가운데 지속적인 회심과 참회를 추구하는 삶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님을 따르겠노라고 결심하는 이에게 주님께서는 세상의 기쁨에 비길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요한 6,27). 부디 우리 모두가 다시금 하느님을 바라보며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 같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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