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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세상의 빛] 67.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와 한국사회
    • 등록일 2020-04-2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57
  • 가톨릭신문
    발행일2020-04-26 [제3192호, 15면]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세상의 빛] 67.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와 한국사회

    “사회교리의 원리이자 그리스도인의 삶인 사랑의 길” (「간추린 사회교리」 204항)
    사회적 차원의 사랑은 이웃의 어려움에 즉시 응답하는 것

     

    연대와 배려 필요성 일깨운 위기
    구체적 실천으로 사랑 드러내야

     

    마리아: 신부님, 코로나19 때문에 건물에서 일하시던 자매님이 해고되셨어요. 박봉에도 힘들게 일하셨지만 항상 웃음이 가득하셨어요. 덕분에 깨끗한 건물에서 일했다 싶어요. 그런데 그 자매님이 안 계시니 위생관리가 안 되고, 무엇보다 그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요.

     

    이 신부: 그렇군요!

     

    ■ 구체적 실천으로서 사랑

     

    이제 한마음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망가진 일상과 서민경제, 고용충격을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합니다. 특별히 취약한 이웃들을 먼저 배려해야 합니다. 또한 삶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시며 피조물을 다스리고 지배할 권한을 인간에게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는 착취와 욕심의 야만적 군림이 아니라 섬김과 봉사라는 사랑의 책임을 뜻합니다. 실제로 금번 세계적 위기는 연대, 배려, 돌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고, 우리 삶이 얼마나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졌는지를 반성하게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비와 욕심, 재물에 안주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자연과 생태를 보호하며 약한 이들을 먼저 돌보고 진정으로 하느님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속에서 하느님 말씀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이자 도덕적·사목적 식별의 도구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10항) 누구나 사랑의 중요성을 압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책 속에 적힌 추상적 문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몸소 실천해야 하고 이웃과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합니다.(「간추린사회교리」 5항)

     

     

     ■ 사회와 깊이 연관된 사랑

     

    최근 ‘사회적 가치’(social value)가 공감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란 ‘인간존엄, 안전과 생명, 약자와 자연보호, 지속가능한 평화와 균등한 발전’이 포함된 가치의 총화입니다. 재난 속에서 위험관리 역량과 안전인식이 높아졌고 성숙한 시민의식은 ‘나만 잘 살면 된다’가 아니라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선택하기에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감이 매우 높습니다. 사회적 가치는 개인이나 기업의 나눔과 사회공헌,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더 넓게 공공부문과 정부, 기업의 경영전략, 영리추구에 있어서 인권, 환경, 약자보호의 목적을 포함한 의미로도 제안됩니다.

     

    사회적 가치는 공공성을 지키고 재난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도 제시되며 가톨릭교회도 ‘인간존엄과 공동선, 연대성, 보조성의 원리,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재화의 보편적 목적’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가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사랑의 길을 사회교리 원리로 제시하며(「간추린 사회교리」 204~208항) 모든 가치, 원리, 기준의 바탕임을 확인합니다.(204항) 또한 이 사랑이란 사회적 가치와 깊이 연결돼 있으며, 공동선을 추구하고(207항), 주변의 실재적 어려움에 즉시 응답하며, 이웃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적극적인 차원도 함께 의미합니다.(208항)

     

    ■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사랑의 실천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는 매일 오후 9시마다 고생하는 의료 간병인들을 위해 시민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나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췄다고 하지만 최저시급을 받으며 열악하게 일하는 학교 급식 종사자, 돌봄 간병 여성분들, 새벽마다 남구로 인력시장에서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려는 많은 형제자매들이 없다면 사회는 멈출 것입니다. 더위와 추위를 맞아가며 힘든 청소를 하시는 분들만 없어도 일상은 멈추고 맙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이름 모를 이웃들이 없다면 나도 우리도 사회도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세상을 멈추는 것은 이기적인 욕심과 무관심, 하느님 말씀에 불충한 나태함이 아닐까요?

     

    정치가 공정한 배분과 행정을 통해 본연의 역할을 한다면, 그리스도인은 그보다 더 큰 이상과 역할을 살아내야 합니다. 바로 하느님 말씀인 사회교리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국가 정책이 가장 절박하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그 순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하듯, 그리스도인의 사랑도 그러해야 합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사회의 중개를 활용해 이웃의 삶을 개선하고

    이웃의 가난을 초래하는 사회적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의심할 여지없이 사랑의 행위, 자비 행위를 통하여 인간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자기 이웃의 실재적이고 절박한 필요에 응하는 것이다.”(「간추린 사회교리」 208항)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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