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주형 신부 "쿠팡맨 죽음, 고용 환경 개선해야...사회적 약자 위한 배려와 양보를"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쿠팡맨과 같은 비정규직의 가장 큰 문제는 고용 불안
고용 환경 개선과 규제 등 정부의 역할 필요해
온라인 시장을 대하는 소비자 인식도 개선돼야
타인의 고통 인식하고 배려와 양보로 이웃사랑 실천해야
[인터뷰 전문]
코로나19 여파로 과도한 배송물량에 죽음으로 내몰린 쿠팡맨, 언론을 통해 소식 접하신 분들 계시죠.
로켓배송에 총알배송, 새벽배송에 샛별배송까지...
쿠팡 소속 40대 배송 기사의 죽음은 무한경쟁의 속도전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데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 연결해 이 문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이주형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입사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40대 쿠팡맨 사망으로 택배회사의 무한 경쟁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쿠팡맨 사망 소식을 접하시고서 어떤 생각을 해보셨습니까?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안타깝죠. 두 아버지의 아버지셨고 이것이 노동현장에서 존재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구조적인 문제 말씀하셨는데요. 사측에서는 신입사원에게 충분한 교육을 했고 적응기간에 50% 물량만 배정한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3개월 뒤에 수습 부적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데 어떻게 50% 물량만 소화를 할 수 있겠느냐. 이게 현실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 원칙과 현실의 차이를 메울 방법이 없겠습니까?
▶그 부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노사양측의 입장이라는 것이 항상 줄다리기죠.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우리나라가 온라인 쇼핑몰이 9조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전체 소매의 25%가량이거든요. 그리고 코로나 여파로 인해서 과도한 업무도 존재했었고 그런 것에 대한 연관성은 분명히 있을 거라고 보고 다행히 사측에서는 이런 것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보여지고 있는데요.
▷추가 대책을 내놨더군요.
▶그런데 어쨌거나 연관성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고요.
▷전국 쿠팡 택배 노동자가 7000여 명 정도 되는 거로 파악이 되던데 7, 80%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사망한 분과 같은 환경과 여건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신부님 보시기에 우리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십니까?
▶고용불안이죠. 직업이 불안정하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삶이 흔들리는 것이고 아무래도 사회적인 긴장과 불안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시스템이요. 잡레벨을 통해서 분기별로 평가를 하고 1등급에서 9등급으로 나누어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시스템인데, 바로 이런 게 무분별한 경쟁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들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경쟁이라는 것이 불가피하게 필요합니다. 필요한데 저희도 택배 그쪽에 사업주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장은 커졌고 일은 많아졌어요. 그런 경쟁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건 아닌데 문제는 인적 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들이 같이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약하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지금 보니까 쿠팡맨들의 퇴사율이 75%, 특히 1년 미만 퇴사자는 96%나 된다고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던데 ,그만큼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건데요. 개선할 방법은 없겠습니까?
▶개선을 해야 합니다. 방법이라는 것은 결국 정부 규제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관련된 법들을 제정해야 합니다. 지금 이렇게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면 이것은 유관 기관들이 관심을 갖고 분명히 여기에 대한 성실한 교섭을 통해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택배물류회사 차원에서 무한경쟁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가 되고 멈춰지지 않는다면 정부 차원에서 규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보세요?
▶저는 가톨릭 사회교리 입장에서도 시장논리에 대해서 그것을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하지만 분명히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가톨릭 사회교리는 분명히 얘기합니다. 그런 것들을 무조건적으로 방치할 수는 없고 분명히 이번에 돌아가신 형제님에 대해서는 하나의 표징이라고 의식이 됩니다. 그런 것이 관련 고용환경에서 여러 가지 개선이 이루어져야 되고 그리고 이따가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온라인 시장을 대하는 소비자들이잖아요.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고 이런 것들이 관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소비자 측면에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는데요. 이른바 로켓배송, 새벽배송, 샛별배송까지. 요즘 시대 소비자들에게 이런 배송이 각광받는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간단하죠. 편하고 좋으니까 찾는 건데 문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들이 알아야 하고 정말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더군다나 사망사건까지 발생했다면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하느냐가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들이 새벽배송의 유혹을 떨쳐냈으면 좋겠는데,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뀔 필요도 있을까요?
▶요새 다들 바쁘게 사시고 1인 가정도 많고 그래서 분명히 새벽배송이 주는 상품적 가치가 있는데요. 가톨릭 사회교리에서는 경제 문화적 재화에 대해서 선용을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관심을 분명히 가져야 합니다. 이게 또 비슷한 일들을 많이 해봤는데 국민적인 관심과 여론이 환기가 돼야 이런 것들이 사업장에 압박도 되고 그로 인해서 뭔가 건설적인 대안들이 나올 수 있거든요. 분명히 저희가 새벽배송을 잘 이용해야 되겠지만 동시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저소득, 저힉력 심지어 청소년, 청년 같은 사람도 많고 사회적 약자들도 고생을 한다는 인식도 분명히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신부님 말씀 들으면서 문득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빨리빨리 습성이 문제 아니냐. 반성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하고요. 빨리빨리 요구하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면서 조금은 느리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들 하시는데, 신부님께선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세요?
▶뭔가 느려져야 한다. 멈춰야 한다는 철학적인 담론들이 많이 형성이 돼 있잖아요. 제 생각인데 그중심이 무엇인가를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느리게 산다. 여유 있게 산다는 막연한 얘기가 아니라 저희 중심은 하느님이시잖아요.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고 그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웃사랑이죠. 느리게 산다는 방법이 뭐냐 했을 때 타인을 위한 이웃을 위한 배려와 양보라는 그런 것이 확실히 섰을 때 이런 것이 결국 나 혼자 편하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주형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의 말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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