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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 9년간 꿈꾼 KTX 여승무원 복직 희망, 대법원에서 좌절
    • 등록일 2015-02-27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431
  • 9년간 꿈꾼 KTX 여승무원 복직 희망, 대법원에서 좌절

    "코레일 승무업무 위탁은 위장도급 아니다" … 공공부문 외주화 흐름 가속화 우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자회사에 KTX 승무업무를 위탁한 것은 위장도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코레일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의 복직이 어려울 전망이다. 공공부문 외주화 흐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법원, 3년6개월 만에 판결했지만…

    대법원 제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KTX 승무원 오아무개씨 등 해고자 34명이 코레일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권아무개씨 등 118명이 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KTX 여승무원 해고 문제와 관련한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두 개다.

    KTX 여승무원들은 2004년 코레일 자회사인 홍익회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이후 위탁계약 주체가 철도유통으로 다시 바뀌었다. 2006년 코레일은 KTX 승무업무를 또 다른 자회사인 코레일관광레저로 편입시켰다. 당시 여승무원들은 코레일관광레저로의 정규직 전환 제안을 거부하며 코레일에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적을 거부한 280여명은 끝내 해고됐다. KTX 여승무원들은 2008년까지 쇠사슬 농성과 단식·천막·고공·점거농성을 벌이며 정규직 전환과 복직을 코레일에 요구했다.

    2006년 해고 뒤 계속된 복직싸움 대법원서 패배

    소송 당사자인 오아무개씨 등 34명도 당시 해고된 승무원들이다. 이들은 2008년 11월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은 "KTX 승객서비스업무가 형식상 위탁협약을 맺고 승무원들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수행한 것과 외관은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업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공사의 노무대행기관으로 기능했다"며 "공사가 승무원을 채용한 것과 같은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사실상 위장도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2011년 9월 상고했다.

    권아무개씨 등 승무원 118명은 2009년 1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은 1심과 2심이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은 승무원과 코레일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했다. 반면 서울고법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권아무개씨 등은 2012년 10일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KTX 승객업무를 위탁받은 철도유통을 여승무원들의 인사권을 가진 실체가 있는 사업자로 봤다.

    "KTX 여승무원과 코레일은 근로계약관계 없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 업무와 KTX 여승무원의 업무가 구분돼 있었고 철도유통은 독립적으로 KTX 승객서비스업을 경영했다"며 "KTX 여승무원을 직접 고용해 관리·감독하면서 업무에 투입하고 그에 대한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던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탁협약은 단지 도급계약의 형식만 갖춘 것이라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코레일이 자회사에 승무업무를 위탁한 것은 위장도급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대법원은 "KTX 여승무원과 코레일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근로자파견관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번째 재판에서도 대법원은 KTX 여승무원과 코레일의 직접적인 근로관계나 근로자파견관계를 모두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권씨 등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2006년 해고되면서 시작된 KTX 여승무원들의 싸움은 9년 만에 일단락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소송에서 코레일이 이기면서 이들의 복직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대법원 판결을 지켜본 김승하 철도노조 서울본부 KTX승무지부장은 "정부기관인 코레일이 (2004년 최초 고용시)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는데 결국 거짓말로 끝나고 말았다"며 "안전과 관련한 업무는 절대 파견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은 "KTX 승무원은 코레일 소속 정규직 열차팀장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데도 위장도급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공공부문 외주화 흐름 가속화 우려"

    공공부문 외주화 흐름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KTX 여승무원 사건을 담당한 최성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노동과 삶)는 "모범적인 사용자 지휘를 가져야 할 공기업이 오히려 무분별한 외주화를 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 줬다"며 "사법부가 정책적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최근 코레일은 신설노선이 생기면 정규직 인력을 추가하는 대신 외주화하면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철도공사 직원과 도급업체 직원 사이에 근로조건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법원이 이번 판결로 공공부문에 만연한 외주화를 앞으로도 계속 승인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정남  |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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