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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조치를 규탄 성명
    • 등록일 2023-01-11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66
  • [성명]
     
    계도 기간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에 면죄부 부여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조치를 규탄한다.
     
    법으로 정한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이지만 휴일근로를 포함해 주 최대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이 제한된다. 그러나 주 52시간 한도 노동시간제를 도입하면서 30인 미만의 노동자가 일하는 작은 사업장은 주 8시간을 추가로 더 일할 수 있도록 규정했었다. 무려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이 조항은 지난 2022년 12월 말일 자로 일몰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작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다가 일몰이 다가오니 기업이 어렵다며 장시간 노동 체제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결국 일몰을 유예하는 제도 개악이 실패하자, 계도기간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일몰 유예와 다를 바 없는 행정조치를 시행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추가근로제 일몰에 따라 계도기간을 1년간 부여하고, 법 위반이 있어도 처벌하지 않으며, 계도기간 동안 장시간 근로 정기 근로감독 대상에서도 제외한다고 밝혔다. 제도 일몰에 따라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한 근로감독 체제를 준비하기는커녕 장시간 노동을 계속해서 부추기는 행정적 조치를 통해,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위법을 무마해 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계도기간 중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기업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런 노력을 만들어 내려면 계속해서 점검하면서 노동시간을 실질적으로 법 원칙에 맞게 줄여나가도록 이끄는 것이 옳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고 노동시간 단축 및 법 준수를 위해 매년 실시하는 장시간 근로 정기 감독에서 제외함으로써, 계도기간이라는 말조차 유명무실해진, 그저 발생하고 있는 법 위반 사실에서 그냥 눈을 돌리겠다는 말일 뿐이다.
     
    다만 특별근로감독으로 사회 문제화되어 근로시간 위반을 다루게 되는 경우에는 즉시 범죄인지 처리를 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법을 위반한 장시간 노동 자체를 사회 문제로 취급하지 않는 정부의 인식 속에서 특별근로감독에 대한 기대는 갖기 어렵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이 계도기간이 장시간 노동 해소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가 구상하는 자율적이고, 선택권을 강화한 노동시간 제도로의 개편이라는 방향은 기업의 편의에 따른 초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노동자들이 노동시간의 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영향력은 매우 미미한 상태이며, 특히 노동조합이 없는 대다수 작은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더 불안정해지고, 장시간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행정조치는 이러한 노동시간 개악을 준비하는 동안 작은 사업장 노동자에게 더 긴 시간의 노동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다. 시간을 두고 장시간 노동을 해소해 가기 위한 계도기간이 아니라, 기업을 위한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필요한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다. 1년 후 계도기간을 종료하고 제대로 된 감독 체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계도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도는 더욱 명확해진다.
     
    이미 2018년 제도 도입 당시부터 2022년 말의 일몰은 예정되어 있었던 일이다. 본격적인 정책 시행에 앞서서 제도를 알리고 시행에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충분히 홍보하고 준비하는 기간으로서의 계도기간의 의미는 없고, 위법에 대한 면죄부라는 의미만 살아났다.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기업의 요구 이면에는 노동자의 시간이 있다. 노동자의 시간은 탄력적으로 자르고 붙이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은 사업장의 기업주들을 만나는 간담회에서 풀어 대는 정책에 노동자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노동조합이 없고, 그래서 회사가 주는 대로 최저임금에 가까운 낮은 임금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 그래서 한 시간이라도 더 일해서 생활을 꾸려야 하는 노동자들. 그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있게 해주었으니 감사해야 하는가.
     
    기업이 작다는 것만으로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 결국 이 작은 기업들에서부터 시작되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저비용구조가 대기업의 저비용 구조를 떠받치는 바탕이 된다. 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다면, 작은 사업장부터 노동자의 권리를 살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그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2023년 1월 1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 링크
    http://workright.jinbo.net/xe/press/79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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