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시는길
  • 후원안내
  • 문의하기
노동이슈

관찰

  • home
  • 노동이슈
  • 관찰

  • [한겨레신문] 콜센터 상담사가 ‘아 그러셨군요’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 등록일 2021-10-27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89
  • [단독] 콜센터 상담사가 ‘아 그러셨군요’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직장갑질 119, 우분투센터 상담사 인식 조사
    감정노동자법 시행 3년째지만
    콜센터 노동자 10명 중 7명 “갑질 안 줄어”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콜센터 노동자를 보호하기엔 미흡한 수준이라는 당사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콜센터에서 일하는 ㄱ(36)씨는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시행 이전과 이후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대출 관련 업무이기 때문에 이전에도 상담사에게 욕설·성희롱 등을 하는 일이 적은 탓도 있지만, 고객이 자신의 말꼬리를 잡으며 항의하거나, 상담시간을 일부러 지연시키는 일은 늘어나는 등 업무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법에 따라 사업주는 이들이 폭언 등을 들었을 때 업무를 일시 중단시키는 조처를 취해야 하지만 관리자의 재량에 따라 누구는 쉬고, 누군가는 계속 일을 해야 한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콜센터 노동자를 보호하기엔 미흡한 수준이라는 당사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동자들은 사업주 처벌 규정 강화나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요구한다.
    25일 <한겨레>가 입수한 직장갑질 119와 사무금융노조 우분투비정규센터의 ‘콜센터 노동자에 대한 인식조사(상담사)’를 보면, 감정노동자 보호법 시행 이후 고객의 갑질이 감소했는지를 묻는 항목에 대해 콜센터 노동자 67.1%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인식조사는 전국 만 18살 이상 69살 이하 콜센터 상담사 3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콜센터 노동자 통화 직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사실이 고지되지만, 고객의 태도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상담사들은 5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물어본 결과, “상담사에게 빨리 처리해달라고 계속 독촉한다”(76.3%), “대기시간, 회사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상담사에게 항의한다”(76.0%), “상담사에게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가 난 말투로 말을 한다”(74.5%) 등의 응답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7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상담사에게 욕을 한다”(46.2%), ”상담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다“(19.4%) 등의 답변도 여전히 있었다.

    고객의 폭언 등이 있을시 사업주에게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 시키고 이를 어길시 과태료 처분을 한다고 법에 명시돼있지만, 고객의 괴롭힘으로부터 회사가 상담사를 보호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0.9%로 나타났다.

    노동자들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현장에 안착하기 어려운 이유로 콜센터의 평가지표와 정부의 관리‧감독 부재를 꼽았다. 대부분 사업장에서 적용하는 ‘큐에이(QA)’라는 상담품질 평가제도는 콜센터 상담사가 고객에게 얼마나 호응했는지, 말의 어미는 어땠는지 등의 방식으로 상담사를 평가한다. 염희정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장은 “고객이 욕 대신 다른 말로 상담사를 괴롭히는 일이 늘어나고 있지만, 욕설을 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담사가 전화를 끊었을 경우 오히려 (회사의) 지적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콜센터 노동자들은 전화 통화 내내 ‘죄송하다’는 사과와, 고객의 말에 호응하는 말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사에서 상담사들 78.8%는 “‘아, 그러셨군요’와 같은 호응어를 계속 붙인다”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지난 9월 우분투비정규센터는 콜센터 노동에 대한 일반 국민 1000명의 인식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일반국민 75.4%가 “상담사가 일반적인 얘기를 나누는 중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게 ‘불편한 친절’이라고 꼽았다.

    또 고객이 상담사와 연결된 비율을 뜻하는 ‘응대율’ 역시 콜센터 노동자를 옥죈다. ㄱ씨는 “내가 잠시 쉬면 동료들이 콜 수를 채우기 위해 전화를 그만큼 더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상당수 콜센터가 응대율을 높이기 위해 상담사의 실적과 급여를 연동하기 때문에 장기간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구조다. 설문조사를 보면, “점심시간 외 휴게시간 미부여”에 “그렇다”는 응답은 39.7%에 달했다. 김예진 사무금융노조 우분투 비정규센터 조직차장은 “정부도 현장에서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이나 관리감독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2021.10.26. 오전 5:03  수정2021.10.26. 오후 4:51  서혜미 기자
  • 링크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6600.html
  • 첨부파일
    951635234513824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