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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 노동] 청년착취 고발 ‘미용노조’ 떴다
    • 등록일 2015-03-17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4474
  •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미용업 종사자들을 위한 페이지 ‘미용노조(www.facebook.com/beautyunion1)’가 생겼다. 이름은 노동조합이지만 사무실도, 노조원도 없다. 페이지를 만든 ㄱ씨는 베일에 가려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패션노조’도 그랬다. ‘배트맨D’라는 익명 아이디(ID)를 쓰는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e메일로 제보를 받고 사람을 모았다. 패션노조는 디자이너 채용 시 신체사이즈 평가, 월 10만원 견습생 열정페이 등 패션업계의 노동실태를 고발해 반향을 얻었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이 비정규직·초단기 노동자·청년층을 품지 못하면서 특정 세대와 직종을 겨냥한 ‘틈새노조’가 잇달아 생기고 있다. 알바연대·청년유니온이 전체 노동 내 청년세대에 주목했다면, 패션노조·미용노조는 청년세대의 특정 직종을 파고든다. 양대노총 주축의 기존 노동운동이 사업장, 대면접촉, 노사교섭 중심이라면 ‘틈새노조’는 온라인 네트워크, 각종 폭로와 퍼포먼스, 실태조사, 발랄한 아이디어가 특징이다. 패션노조는 정장에 선글라스를 끼고 기자회견을 열었고, 악덕업주를 꼽아 ‘청년착취대상’을 수여했다.

    미용노조는 페이스북에서 “기술을 가르친다며 열정페이를 요구하고 청년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착취를 끊어야 한다”며 “종일 서서 중화독(머리 손질 과정에서 다루는 화학물질)으로 고생한 대가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ㄱ씨는 16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바닥은 원래 이래요’라며 어쩔 수 없이 납득하는 후배들과 ‘너흰 많이 좋아진 거야. 우린 더 힘들었어’라는 사장 사이에서 도저히 참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ㄱ씨는 지난 1월 ‘열정페이’ 문제가 불거지고 정부가 “악덕업체 근로감독에 나선다”고 했을 때 희망을 품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썼고 월 70만원인 임금도 최저임금에 맞춰 약 120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현실은 그대로였다. 업체는 갑자기 ‘수강비’를 요구했다. 식당운영비·식비·세금을 주고 나니 ㄱ씨 손에 남은 돈은 70만원으로 전과 같았다. 오전 9시부터 마감까지 10시간 넘게 일하지만 동료들은 차비를 아끼려고 30분을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전부 인턴, 수습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통 노동조합이 침체되고 산별노조 활동이 미약해진 것과 맞물려 노조에서 배제된 청년 불안정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에서 권익을 보호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독자적인 활동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수습’이 더 나은 자리로 옮기는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고정된 악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청년들이 장기화된 악조건을 자각한 것”이라고 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대표는 “사회초년생의 열정페이, 청년실업 등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노동운동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했다.


    조형국·고희진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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