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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신문] 스러지는 노동자, 기댈 곳이 없다
    • 등록일 2015-05-1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4145
  • 스러지는 노동자, 기댈 곳이 없다

    정리해고·노조탄압에 맞서다
    이달 들어서만 3명 세상 등져
    힘없는 노조·사용자 편향 정부…
    “노동자 목소리 들을 제도 마련을”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에 맞서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지고 있다. 취약한 보호막과 사회적 무관심에 절망한 노동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0일 노조 설립 뒤 해고·복직 과정에서 우울증에 시달렸던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 양우권(50)씨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양씨는 2011년 4월에 해고된 뒤 지난해 5월 복직했지만, 회사가 업무를 주지 않아 주변사람들한테 괴로움을 호소해왔다.

    양씨가 세상을 떠난 다음날 또다른 ‘비보’가 전해졌다.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벌이던 경기도 이천 하이디스테크놀로지 노동자 배재형(44)씨가 11일 “동지들 끝까지 잘 싸워서 꼭 이겨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대만 회사 ‘이잉크홀딩스’가 소유한 하이디스는 지난 3월31일자로 직원 377명 가운데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79명을 정리해고했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전 지회장이었던 배씨는 해고자는 아니었지만 노조와 함께 정리해고 반대운동을 해왔다. 배씨는 지난 4일 하이디스 대표이사한테서 “희망퇴직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말을 들은 뒤 연락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민주노총은 “자본과 정부의 무책임한 방조가 초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1년 넘게 파업중이던 부산 생탁(막걸리) 노동자 진덕진(55)씨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촉탁직 비정규직인 생탁 노동자들은 한달에 하루밖에 쉬지 못하면서도 겨우 130만~20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이런 노동조건을 바꾸려 노조를 만들어 파업까지 벌였으나, 회사는 되레 1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전문가들은 잇단 노동자의 사망이 힘없는 노조, 사용자 편향적인 정부, 사회적 무관심 등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노동법도 노동기본권을 지켜주지 못하고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치 세력도 없는데다 노조는 힘이 약화됐다”며 “아무 보호막이 없는 상황에서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극단을 선택하고 있다”고 짚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도 “노동 문제를 풀어낼 제도와 노사관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벌어진 일로 사회의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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