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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 노동] 최저임금 오르자 명목상 휴게시간 늘리는 편법..
    • 등록일 2015-04-1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866
  • 학교에서 야간경비원으로 일하는 김병국 노년유니온 부위원장은 오후 4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 하루 16시간을 근무한다. 금요일 학교에 들어가면 토, 일요일까지 3일간 근무하고 월요일 오전에야 퇴근한다. 명절연휴 3일이 끼면 6일 후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명절 때는 가족들이 일하는 학교로 찾아와 6.6㎡ 경비실에서 세배를 하고 차례를 지낸다. 하루 16시간의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지만 김씨는 초과·연장·야근 수당 한 푼 없이 하루 8시간분의 임금만 받았다. 올해부터 경비노동자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면서 임금이 오르지 않을까 했지만 그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김칫국부터 마신 거죠. 휴게시간을 늘려서 하루 16시간 근무 중 5~6시간만 일한 것으로 하겠다는 거예요. 싫으면 그만두라고 합니다. 실직 상태의 아들 내외에게 전셋값 좀 보태주려 했는데. 언제나 8시간 근무에 제대로 된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주관으로 15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위한 병(丙)들의 외침’ 현장증언대회가 열린다.

    ‘갑’(원청)도 ‘을’(하청)도 아닌 ‘병’으로 불리는 간접고용 노동자 8명이 나와 최저임금에 대한 현장의 생각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털어놓는다. 김미향 여성노조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분회 조합원은 2004년 2월부터 하루 8시간, 월 120만원의 급여를 받고 미화원으로 일하다 11개월 만에 쫓겨났다. 종전 8시간 근무를 5.5시간으로 줄이면서 월급을 95만원으로 변경하는 근로계약서 서명을 거부한 것이 해고의 빌미가 됐다. 김 조합원은 “하루 5.5시간에 95만원이면 최저시급 5580원은 넘지만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근로조건 변경”이라며 “최저임금 문제를 총액입찰제라는 방식으로 용역회사를 앞세워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사용자들의 편법을 막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김영숙 한국노총 연합노련 국회 환경노조 위원장은 “국회 환경미화원들은 월 126만원의 기본급을 받고 10만평에 달하는 국회 부지 곳곳을 200여명이 청소하는데 요즘처럼 벚꽃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더욱 높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은 20대 청년뿐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 노동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요구”라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회사의 부담이 크다고 하지만 ‘하는 일에 걸맞은 임금’은 반드시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저임금 1만원’에 앞서 공공기관이나 정부부터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키고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경란 한국여성노동자회 돌봄공동체 해드림 대표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서비스 단가는 초과근무나 연차수당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정부가 터무니없는 단가로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덕규 전국시설관리노조 예술의전당지부 정책부장도 “2012년 고용노동부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만들어 최저임금이 아닌 시중 노임단가(약 8000원)를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도록 한 후 ‘이제 좀 살겠구나’ 생각했지만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공공부문부터 스스로 정한 시중 노임단가를 적용함으로써 최저임금을 적정한 생활보장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명박 정부 때 악화된 분배구조만 개선하려 해도 앞으로 5년 동안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은 매년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3.2~3.3% 이상은 상승돼야 하고 최저임금 인상률은 이보다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2014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합계가 연평균 7.2%인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은 앞으로 5년간 최소한 두 자릿수 인상률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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