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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 ‘일터 괴롭힘’ 피해자 보호할 법 보완 절실하다
    • 등록일 2021-07-08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71
  • ‘일터 괴롭힘’ 피해자 보호할 법 보완 절실하다


    몇 주 전 일요일 연구소 대표메일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발신인은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상당 기간 일터 괴롭힘에 시달렸던 그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에 희망을 걸고 용기를 냈다고 한다. 관할 지방노동관서에 도움을 요청하여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으나,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피해밖에 없다는 호소였다. 자신과 같은 피해를 당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그 누구도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에 기대를 걸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7월16일이면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째가 된다. 이 법이 마련됨으로써 일터에서 빈번하게 자행되는 괴롭힘이 그 자체로 용인돼서는 안 될 사안이며, 법으로 다스려야 할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확인된 것은 큰 성과였다. 그러나 앞선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일터 괴롭힘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일터 괴롭힘 사례가 언론매체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라면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사업장 규모와도 상관없이, 각기 다른 모양새로 실태가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시행 2년째를 맞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오히려 피해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시급히 개선할 문제를 짚고자 한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피해자가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해도 처벌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 법의 ‘실효성’이라는 차원에서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애초 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회사 내 절차를 통한 자율적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처벌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법의 태생적인(?) 한계니 어쩔 수 없다고 그대로 둘 수는 없는 문제다. 사실상 괴롭힘이 확인된다 한들 그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를 사업주가 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 현행법에서는 아무런 제재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 노동자의 고통으로 남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의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고용노동부에서 인정받았지만, 노동부에서 행한 것은 ‘개선 권고’뿐이었다. 다만 최근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올해 10월14일 이후에 발생한 괴롭힘부터는 사용자가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고도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는 경우(76조의3 2항), 조사 결과 괴롭힘이 드러났음에도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76조의3 4항·5항), 조사 과정에 참여한 자가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76조의3 7항)에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는 별개로 사용자와 사용자의 친족이 괴롭힘을 한 경우에는 그 자체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방향으로 법이 개정됐다.

    두 번째는 피해 사실의 입증책임이 산업재해와 마찬가지로 피해 노동자에게 있는 현실이다. 특히 사내에서 조사가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일터 권력관계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피해자가 직접적인 피해 사실(녹음·영상 등의 증거자료)을 입증하지 않으면, 오히려 2차 가해로 더욱 고통을 받게 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은 단적으로 지난 3월 직장갑질119가 전국 직장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말해 준다. 직장내 괴롭힘을 회사에 신고한 사람 중 71.8%가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했으며, “신고 후 불이익을 겪었다”는 사람도 67.9%를 차지했다. 피해 사실이 그 자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것이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형국은 사실상 직장내 괴롭힘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문제제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퇴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다. 근로기준법의 직장내 괴롭힘 금지 조항에는 사용자가 직장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노동자와 피해 노동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이익 조치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지만, 법은 멀기만 할 뿐이다. 특히 노조가 없는 일터에서 개인인 노동자가 이 문제를 감당하고 싸워 나가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불이익을 준 경우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엄격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이례적으로 직장내 괴롭힘 피해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충북 음성소재 병원 구내식당)가 1심 재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명령 120시간)받았는데, 이러한 사례를 적극 알려 피해노동자 보호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는 근로감독관 전문성 강화 문제이다. 노동부에 용기를 내어 신고를 하더라도 담당 감독관 배정 이후 사건이 지연되거나, 사건 ‘처리’에 급급한 근로감독관이 ‘화해’나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 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근로감독관들의 해당 법에 대한 이해도 제각각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시급히 근로감독관을 대상으로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등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일터 괴롭힘 피해 노동자들이 기댈 수 있는 법·제도로 기능하기에는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시행된 지 2년째를 맞이하는 지금, 피해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링크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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