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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뉴스지금여기] 천주교, 건설 노동자 양회동 씨 추모 미사
    • 등록일 2023-05-2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59
  • 천주교, 건설 노동자 양회동 씨 추모 미사

    “고용과 실업 반복”, 일자리 요구하며 시위할 수밖에 없는 현실
    “건설 산업 문제 핵심은 불법 하도급”

    지난 5월 1일 노동절,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뒤 세상을 떠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씨를 추모하는 미사가 19일 봉헌됐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양회동 씨(미카엘, 50)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가 그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매일 저녁 7시에 열리고 있다. 이날 저녁에는 문화제에 이어서 추모 미사도 있었다.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를 비롯해 사제 15명이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4일 속초의 한 성당에서는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강론에서 박상훈 신부(예수회)는 양회동 지대장이 “불법 재하도급과 중간착취가 만연한 건설업 현장에서 동료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하청업체와 싸우면서, 동료 노동자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그를 무너뜨린 것은 ‘폭력행위 등 처벌법에 의한 공동 공갈’이라는 그야말로 공갈 같은 혐의였다. 혐의는 무슨 혐의겠는가. 대통령의 한심하고도 편파적인 경제관, 노동을 열등하게 바라보는 인간관, 거기에 부응해 시민의 복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에 아첨하는 검찰과 경찰의 권력남용이 혐의라면 혐의일 것이다.”

    양회동 씨는 불법 하도급 등 건설 현장의 부조리함을 몸소 느껴 노동조합에 들어갔고, 2022년 자신이 있던 영동 지역의 노조 대표를 맡았다. 동료들은 그가 단체 교섭으로 고용과 노동 조건을 결정해 건설현장에서 최소한의 노동 조건을 지키게 하는 노조 역할이 중요하다는 자부심으로 활동해 왔다고 말한다.


    고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는 춧불문화제가 매일 저녁 7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다. ⓒ배선영 기자


    지난 2월 정부는 노조 활동에 대해 ‘업무방해 및 공갈 혐의’로 경찰조사를 진행했다. 4월에는 양회동 지대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3명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그는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 유서에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가 않네요”라고 남겼다.

    박상훈 신부는 “유서에 ‘억울하고 창피하다’고 썼는데, 그가 받았을 모멸감과 절망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나서 노사 협의와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노조 활동을 건폭(건설현장 폭력)이라 낙인찍고 혐오와 배제로 노동자를 죽이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풍요의 시대에 노동자는 산재로 죽고 분신하며 죽어 가는데, 자본과 권력은 노동자, 희생자, 취약한 이들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연대는 단순히 남을 돕고 좋은 일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일”이며, “연대는 정의의 문제고, 동시에 신앙의 문제”라고 가톨릭 공동체의 연대를 강조했다.


    5월 1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 양회동(미카엘) 노동자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오늘은 노동자지만 내일은 실업자”

    미사 끝에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 정책기획실장 이윤재 씨가 발언에 나서 “건설노동자가 왜 집회하고, 노조를 만들어서 고용 요구를 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며, 정부가 사과할 때까지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건설사는 9만 2000개 정도 있다. 그러나 우리 같은 건설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면서 건물을 올리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회사들이 아파트를 짓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하청에, 또 하청에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건물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건설노동자가 고용을 보장하고 일자리를 달라고 시위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내일 출근하지 못하면 가족의 생계가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고용과 실업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이주 노동자를 데리고 도급팀을 운영하면서 동료들의 임금을 빼먹으면, 즉 ‘오야지’(작업조장)라고 하는 사람들처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양회동 지대장은 이런 현실에 환멸을 느껴 건설노조의 문을 두드렸다. 자부심을 느꼈던 건설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1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 양회동(미카엘) 노동자 추모 미사에서 유경촌 주교가 집전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건설노조는 “문제의 핵심은 불법하도급”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11일 당정이 발표한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 후속대책’에 대한 건설노조 입장에서 건설 산업의 문제점을 다음같이 설명했다.

    “건설사가 직접 고용을 하지 않고, 현장마다 다른 노동자를 고용한다. 인력 관리와 유지 기능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소위 오야지에 의존한다. 오야지로 실질적 재하도급이 이루어지면서 노동자가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이 사라지고, 사용자로서 책임이 분산되니 체불이 빈발한다. 직접관리 체계가 없으니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한 번 고용할 사람에 교육훈련 투자를 할 리 없으니 품질관리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불법 하도급의 본질이고, 건설노조가 고용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현재 건설노조는 정부의 공식 사과, 노조 탄압 중단, 고용 개선을 위한 노사, 정부, 전문가로 구성한 대화 기구 등을 요구하면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한편, 미사에서 유경촌 주교는 “미카엘 형제의 죽음이 안타깝다. 더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으로 조명을 못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인간이 존중받고 특히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일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투쟁할 때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노동으로 존중받는 사회가 올 것이고, 이는 깨어 있는 사람이 있을 때 가능하다. 우리가 각자 자기 삶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빈민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부산교구와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여자수도회 자상연합회 JPIC분과, 남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가 주관했다.



    배선영 기자 daria@catholicnews.co.kr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me2.kr/oGh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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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nodongsamok.co.kr/load.asp?subPage=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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