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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기고) 초단시간 노동자 보호방안 강구돼야
    • 등록일 2020-06-22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89
  • (기고) 초단시간 노동자 보호방안 강구돼야

     

    근로기준법은 유급으로 주휴일을 보장하지만, 1주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에겐 주휴일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 이는 새로운 일은 아니며, 합리적 측면도 있다. 그런데 2016년 시간급 최저임금액 외에 ‘월급여 환산액’이 함께 고시되면서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통상 노동자에 비해 낮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주휴수당을 보장받는 통상 노동자에 비해 초단시간 노동자는 실질적으로 약 16.7% 낮은 임금을 받게 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국면에서 이러한 차이는 기업에 보다 선명하게 각인되었고, 초단시간 노동자를 사용하도록 유혹하였다.

     

    주휴수당 외에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해선 적용이 배제되는 연차휴가, 퇴직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를 합산하면, 초단시간 노동자의 사용으로 30%에 이르는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이 초단시간 노동자 사용의 유혹을 거절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청년유니온이 최근 660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2.7%가 초단시간 노동자였고, 이들 중 40.5%는 시간급이 동일하다면 근로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근로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의 94.3%는 그 이유를 ‘소득이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결국 초단시간 노동자 중 상당수는 부족한 소득을 메꾸기 위해 복수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최근 유행하는 ‘N잡러’라는 신조어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N잡러’는 각 직장의 소정근로시간이 짧아서 실제로는 통상 노동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도 주휴수당은 물론 퇴직급여나 사회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최근 플랫폼노동의 확대와 맞물려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접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플랫폼노동은 그나마 진입이 쉬운 선택지이고, 이는 플랫폼노동 시장에서 노동의 공급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다시 플랫폼노동자의 보수 수준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즉 초단시간 노동자의 차별은 초단시간 노동자 사용을 확대하고, 이는 ‘N잡러’를 낳는다. ‘N잡러’는 플랫폼노동의 공급증가를 낳고, 결국 보수 수준의 저하를 불러오고, 이것은 곧 양극화를 심화한다. 그리고 양극화의 심화는 사회적 연대의 해체를 낳고, 종국에는 복지국가의 파멸을 불러오는 우울한 상황이 그려지는 것이다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이러한 분절과 배제는 절대로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주휴일 자체를 무급화하는 방안과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도 주휴수당을 비례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실제 근로기준법에서 무노동무임금의 원칙이 구현되도록 주휴일을 무급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개혁이라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주휴일을 무급화하는 경우 미조직 사업장에서의 임금수준 저하를 막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의 개정만으로 취업규칙 등에 유급 주휴일 규정이 있는 사업장에서 주휴일을 무급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조직 영세사업장 소속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조직된 대규모 사업장 소속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도 실근로시간에 따라 비례적으로 주휴수당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안전망 확충의 관점에서 초단시간 노동자의 최저임금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논의에서는 단시간 근로의 특수성과 적극적 의의를 충분히 고려한 적극적인 방식의 보호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권오성 성신여대 지식산업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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