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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배 위의 이주노동자 “우리가 바로 현대판 노예”
    • 등록일 2020-06-0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53
  • 배 위의 이주노동자 “우리가 바로 현대판 노예”

    선원법 보호도 최저임금 적용도 못 받아 … “욕먹으며 하루 17시간 일한다” 

     

    ▲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걸스카우트빌딩에서 열린 이주 어선원 인권침해와 불법어업 실태고발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철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가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많이 먹어도 욕하고, 적게 먹어도 욕하고, 빨리 먹어도 욕하고, 천천히 먹어도 욕한다. 일 많이 해도 욕하고, 일 적게 해도 욕한다. 하지만 나는 별 수 없어 그냥 참는다.”

     

    오세용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이 부산 오징어잡이 배에서 일하는 베트남 이주노동자의 말을 대신 전했다. 오 소장은 “한국말을 전혀 몰라도 어선을 타는 이주노동자들은 새끼야, 시발, 빨리빨리 3개 단어는 아주 능숙하게 말한다”며 “우리나라 어선원들의 노동조건은 인권침해를 넘어 인신매매라고 부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걸스카우트빌딩에서 ‘한국 어선에서 발생하는 어선원 이주노동자 인권침해와 불법어업 실태 고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국 국적 선박에서 일하는 이주 어선원의 처지는 어떨까.

     

    매 맞고 욕먹으며 하루 종일 일해도
    임금은 한국인 선원 10분의 1 불과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익법센터 어필과 환경정의재단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원양어선 41척에서 일하는 54명의 이주노동자를 실태조사한 결과가 공개됐다.

     

    김종철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는 “응답자의 96%가 하루 12시간 이상 고된 육체노동을 했고 절반 이상은 하루 18시간 이상 일했으며, 24시간 중 20시간 이상 일했다는 응답자도 4명이 됐다”며 “선박의 조업시간뿐 아니라 실제 노동강도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주 어선원의 노동실태를 담은 영상 <바다에 붙잡히다>가 상영됐는데, 인도네시아 선원은 “오징어 철이 되면 일곱 달 동안 30시간을 연이어 일하고 2시간 자는 생활이 반복됐다”고 증언했다.

     

    선원은 근로기준법 대신 선원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어선원은 이마저도 특례로 제외된다.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받지 못하고 생산수당이나 비율급 형태로 임금이 지급되는 식이다. 한국인 선원은 고정급보다 훨씬 높은 보합제(선주와 선원 간 어획물 판매 이익을 일정 비율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라고 부르는 생산수당을 받지만 이주 어선원들은 여기에서도 제외된다.

     

    육상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내국인과 같은 최저임금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이주 어선원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선원법 59조는 선원 최저임금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다. 올해 선원의 최저임금은 월 221만5천960원으로 육상 노동자보다 높은 편이다. 노동시간이 길고 강도가 센 선상노동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해수부 장관은 선원 최저임금 고시를 통해 한국인 선원에만 이를 적용하고, 이주 어선원에게는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올해 이주 선원 최저임금은 연근해 어선원의 경우 월 172만3천500원, 원양 어선원의 경우 월 625달러(75만원)다. 그런데 실태조사 결과 4명 중 1명(28%)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또 이주 어선원 94%가 선장이나 송출·송입업체의 여권 압수를 경험했다. 또 93%는 근무 첫 달부터 석 달까지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근로계약 기간 배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심지어 송출 과정에서 고국의 집문서나 땅문서까지 이탈보증금 명목으로 맡기고 오는 사례도 있었다.

     

    “선박 지하 침실에서 자고, 반찬은 간장"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ILO 어선원노동협약 비준해야”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연근해 어선 노동자들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식생활로 고통받고 있다. 오세용 소장이 공개한 사진에는 선박 지하에 마련된 침실, 11명이 사용하는 컨테이너 기숙사, 바닷물을 정화해 사용하는 세면실, 간장 반찬에 밥을 먹는 이주노동자의 비인간적인 주거환경이 담겨 있었다. 2018년 현재 연근해 어선원들은 이주노동자가 9천733명으로 한국인 선원(9천380명)보다 많다. 한국인 선원 고령화로 이주노동자 비중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어선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ILO 어선원노동협약의 조속한 비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주 어선원을 차별하는 선원 최저임금제를 철폐하고 휴게 및 휴일에 대한 국제기준[24시간 동안 최소 7시간 및 7일 동안 77시간 이상 휴식(휴일) 보장]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미영 기자

     

     

    * 출처 : 매일노동뉴스 2020. 6. 9
    * 해당원문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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