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시는길
  • 후원안내
  • 문의하기
노동이슈

관찰

  • home
  • 노동이슈
  • 관찰

  • [경향신문]욕설에 폭행까지 당한 경비원…유서엔 “너무 억울” 또 ‘임계장’이 떠났다
    • 등록일 2020-05-12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62
  • 욕설에 폭행까지 당한 경비원…유서엔 “너무 억울” 또 ‘임계장’이 떠났다

     

     

    일부 주민들 갑질 수년째 문제
    임시 계약 노인장 처우 그대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네요. 매일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우리 아이 안아주시던 모습이 어제 같습니다”, “꼭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작은 힘, 마음으로 돕겠습니다”.

     

    1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ㄱ아파트 경비실 창문에 포스트잇이 붙었다. 택배 보관용으로 쓰이던 경비실 앞 작은 책상 위엔 사과, 대추, 곶감, 말린 생선, 흰색 국화 한 다발이 놓였다. 주민들은 경비실 앞을 오가며 향을 피우고 묵념했다.

     

    경비실 앞 분향소는 지난 10일 이 아파트 경비원인 50대 ㄴ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마련됐다. 유가족과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입주민 ㄷ씨가 ㄴ씨에게 폭행, 욕설 등 ‘갑질’을 했다. 유서에는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이 적혔다.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ㄴ씨는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평행주차된 ㄷ씨의 차량을 밀어 옮기려다가 ㄷ씨의 반발에 부딪혔다. 폐쇄회로(CC)TV엔 ㄷ씨가 ㄴ씨를 강하게 밀치고 어디론가 끌고가는 장면이 나온다. 주민들은 ㄷ씨가 이후에도 ㄴ씨에게 지속적으로 폭언·폭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ㄴ씨가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실에는 ㄴ씨가 평소 작성한 업무일지가 놓였다. 첫 폭행이 발생한 지난달 21일에도 ㄴ씨는 ‘주민께 친절봉사. 경로당 관리소 주변 청소’ ‘청소현황 화단 및 주차장 오물 담배꽁이(꽁초) 청소’ 등을 업무일지에 적었다. 폭행 내용은 기록해두지 않았다. 한 주민은 “ㄴ씨는 억울한 내용을 적거나 불평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일지는 이달 3일부로 끊겼다. 4일 저녁 주민들은 폭행당한 ㄴ씨를 설득해 병원으로 데려갔다. 주민들은 5일 아파트 경로당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해 ㄴ씨의 변호사비, 병원비 등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지만 6일 뒤 ㄴ씨가 숨지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전에도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폭언·폭행은 있었다. 2014년 10월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한 경비원이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8년 11월엔 70대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2월엔 강남구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주차장 입구 차단기를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했다.

     

    최근 ‘임시 계약직 노인’의 현실을 다룬 책 <임계장 이야기>에서 조정진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한 자신의 경험을 적었다. 조씨는 경향신문에 e메일을 보내 “억울해도 말할 곳이 없는 설움. 노조도 없고, 노동청이나 구청에 신고해도 아파트 주민들 눈치를 먼저 살피고, 나이 60이 넘어 경비원을 하는 노인이 살아보고자 경비를 했지, 이렇게 죽으려고 노동을 했겠나”라고 말했다.

     

    경비원들은 갑질 외에도 상시적인 고용 불안, 장시간 저임금 노동, 경비 외 업무에 시달린다. 특히 불안정한 고용이 갑질에 취약한 구조를 만드는 요인이다. 최혜인 직장갑질 119 노무사는 “아파트 경비원들은 용역업체 소속인 경우가 많고, 보통 1년 단위 계약을 통해 고용을 승계받는다”며 “고령인 점도 고용 유지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또 “사용자도 불분명해 주민 한명 한명의 지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아파트 경비원이 경비 업무 외 청소나 주차단속 등 다른 일을 하지 못하도록 내년 1월부터 단속할 예정이다. 경비업법에 따르면 경비원은 ‘시설 경비원’으로 분류돼 경비 외 다른 업무를 해서는 안 된다.
    조문희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2020. 5. 11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5111731011&code=940702

  • 첨부파일
    00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