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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우리는 하녀가 아닙니다” 요양보호사들의 '권리선언'
    • 등록일 2018-11-1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63
  • “우리는 하녀가 아닙니다” 요양보호사들의 '권리선언'

         

     

    1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요양보호사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노조 돌봄지부·재가요양지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 돌봄요양노동자 권리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낮에 집에 아무도 없으면 우리가 보호자예요. 청소부터 택배 받는 것까지 모든 게 저희 일이죠. 시아버지가 위독하셔서 일을 그만두려 했더니 후임자를 저보고 구해오래요. 결국 시아버지 임종도 못했어요. 우리도 사람인데….”

     

    서울에서 8년째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임미숙씨(54)는 “맺힌 게 정말 많다”며 한참 동안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는 5년 반 동안 노부부를 돌보다 최근 그만뒀다. 오전에는 할아버지를, 오후에는 할머니를 돌보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루종일 두 노인의 수발을 들었다. 서비스 대상자와 보호자들로부터 무시당하는 건 일상이다. 딸이 아파 응급실에 실려간 날, 결근하겠다는 임씨에게 보호자가 화를 냈다. 더 참을 수 없어 일을 그만뒀다. 올초 일하던 집에서는 보호자가 “생각을 잘 읽지 못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임씨는 “불안정하게 일하고 늘 무시당하니 몸과 마음이 골병 들고 자존감도 떨어진다. 너무 고단하다”고 했다.

     

    욕설과 폭력, 성폭력에 시달려 온 요양보호사들이 13일 “우리는 하녀가 아니라 노동자”라며 ‘돌봄요양노동자 권리선언문’을 발표했다. 요양보호사 154명이 직접 만든 선언문에서 이들은 “우리는 노인을 돌보는 노동자이지 하녀가 아니다. 돌봄노동을 한다는 이유로 보호자나 이용자로부터 인격 이하의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요양보호사들은 노인성 질환에 걸렸거나 나이가 들어 혼자 지내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공적 돌봄서비스를 해주는 사람들이다.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일정한 교육을 받고 국가자격증을 받아야 한다. 이들은 정부가 2008년부터 시행해온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담당하는 최일선의 인력이지만 전문성을 인정받기는커녕 폭언과 폭력, 성희롱에 노출돼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그동안 모은 사례들도 공개했다. 한 요양보호사는 성추행을 하는 이용자의 뺨을 때렸다가 3개월 업무정지를 당했다. 또다른 요양보호사는 폭력성이 있는 치매 환자에게 구타를 당했는데 소속 센터에서는 “알아서 피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본래 업무도 아닌 허드렛일까지 해야할 때도 비일비재하다.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은 물론이고, 반려동물 대소변을 치우는 일부터 김장 담그기, 제삿상 차리기에까지 요양보호사들이 동원된다.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요양보호사들은 “나이많은 여성의 노동을 평가절하하는 성차별적 문화와 민간에 맡겨진 요양보호사들의 업무체계 때문에 ‘하녀 취급’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요양보호사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와 재가요양지부를 중심으로 모여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과 함께 인권교육과 성평등교육을 받았고, 그동안 당한 부당한 일들을 놓고 토론해가며 선언문을 만들었다. 선언문은 ‘무시당하지 않을 권리’,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할 권리’, ‘성폭력과 성차별로부터 벗어날 권리’, ‘일한 만큼 임금을 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권리’, ‘건강하게 일할 권리’,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시킬 권리와 의무’의 6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요양보호사들은 “몇 달 간의 교육과 토론을 거쳐 만들어진 우리의 선언이 우리를 인간으로서 존중해주는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바탕이 되길 바란다”며 “여성들의 연대와 시민들의 연결의 힘이 우리가 존엄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해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 남지원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2018. 11. 13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131601001&code=9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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