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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호 노동을 읽는 눈] 필수노동자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은
    • 등록일 2022-04-1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561
  • 필수노동자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우리의 일상이 큰 어려움에 봉착한 지도 어언 2년하고도 서너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준수, 높은 백신 접종률로 2022년 3월 말 기준 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가장 낮은 치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집단 면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린이집, 학교, 요양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였고, 전문 보건의료인이 담당하던 역할이 각 현장의 일선 돌봄 노동자들이 떠안으며 업무 과중과 과로로 돌봄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 요양보호사, 교사도 있다고 합니다.

     

     

    필수노동자는 코로나 시대에 그 존재가 주목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림자 노동자나 불안정 노동자로 불리던 노동자들은 ‘필수노동자’라는 이름을 새롭게 부여받았습니다. 항상 우리 사회와 삶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라는 우연한 계기로 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불러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필수노동자(essential workers)’는 미국에서 보건의료, 식료품, 공공 운수 등 팬데믹 상황에서도 필수적으로 지속하여야 하는 사업의 노동자에게 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하는 행정명령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영국처럼 ‘핵심 노동자(key worker)’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팬데믹 와중에 ‘필수노동자 보호를 위한 관계부처 태스크 포스’를 출범시키면서 필수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인력 수급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화된 정의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핵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면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필수노동자에 대한 정의와 범위는 국가나 국제기구 발표 보고서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대책은 보건의료(간호와 의료 인력), 돌봄서비스(시설과 방문 종사자), 운송 서비스(대중교통, 화물, 배달종사자), 환경미화, 콜센터 등 분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러 국가에서 규정하는 필수노동자가 일반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핵심적 속성은 노동 현장에 물리적으로 있어야 하거나, 사회, 가구나 개인의 기초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와 생산품을 제공하는 노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3천만 명의 노동자가 필수노동자로 추산되는데, 필수노동자의 약 70%가 여성 노동자이며 대부분은 불안정한 고용 관계와 저임금에 처해 있다고 보고합니다.

     

     

    우리나라에서 2021년 4월 국회를 통과한 ‘필수노동자 법(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필수업무란 재난이 발생한 때도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 또는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업무로서 제6조에 따른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업무를 말한다.’라고 정의합니다. 이러한 정의는 여전히 필수노동자를 특수 상황에서만 제한적이고 임시로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으로 보는 문제가 있습니다. 필수노동자에 대한 이러한 정의가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서 사회 유지와 복구에 필요한 ‘필수 인력’이나 ‘필수 장비’처럼 노동자를 동원하고 투입하는 접근이었다 해도, ‘필수 노동’이라는 개념은 그간 저임금으로 고된 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노동권에 주목하는 새로운 사회적 의미가 있기 시작했습니다. 필수노동자 법은 재난이 발생한 경우 국가와 지자체에 필수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하고, 인력 부족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필수노동자의 처우 및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수노동자들은 재난 상황이 아닐 때도 국가가 필수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대응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지원 대책은 위험수당 같은 금전적 보상이나 복리후생 차원의 처우개선, 방역 조치, 한시적 생계 지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필수노동자에 대한 지원 조례 제정을 최초로 추진한 성동구는 ‘재난 시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노동을 지속해야 하는 업종종사자’를 필수노동자로 정의하고, 위험수당과 처우 개선비 지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물론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마스크와 소독제, 금전 보상은 필요합니다. 지자체가 필수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조직화, 임금체계 합리화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은 없습니다. 올해 2월 ‘필수노동자 법’에 따라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지원위원회’가 처음 개최되었다고는 하지만, 집단 면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한층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돌봄 종사자나 택배‧배달종사자의 노동 현장과 삶이 전보다 나아졌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와 같이 인간의 상호 접촉이 생명을 위협하고 대면 노동자에게도 생명과 실직의 위험을 초래한 전례 없는 재난은 ‘필수노동자’가 왜 우리 사회에 핵심적인 노동력인지를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러나 ‘필수노동자 법’은 필수노동자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외면하는 듯합니다. 재난 상황의 두려움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떠나지 않고 필수노동자로서 필수 업무를 수행하려면, 평상시 필수노동자로서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회용 노동자(disposable worker)로 취급하지 않고, 그들의 노동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여 보상해야 할 것입니다.

     

    윤자영 | 충남대학교 경제학 교수
    노동사목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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