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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호 그의 신발을 신고] 노동사목 연수를 다녀온 한 신학생의 이야기
    • 등록일 2022-07-1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465
  • 노동사목 연수를 다녀온 한 신학생의 이야기

    나는 31살 늦깎이 신학생이다.
    정규직... 그리고 비정규직... 
    사실 신학생이 되고부터 피부에 와닿는 말은 아니었다. 신학교에 오기 전까지 나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무환경과 근무시간, 복지, 임금 등에 목메 살아왔지만 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들을 때 정규직이 더 많은 월급과 복지 혜택이 당연해 보였다.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정규직보다 못한 정도의 대우와 임금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너무도 ‘당연함’에 의문을 품는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노동사목 연수는 이 당연함에 의문을 던지게 했고, 지금까지 내가 알던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어느새 이 당연함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잊어버리게 했다. 한 사람을 사람이 아니라 기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톱니바퀴로 바라보았고, 부속품으로 여겼다. 부속품은 시간이 지나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갈아치우면 된다. 기계의 부속은 역할을 못 하면 대체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이미 사람을 향해 너무도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부모이고 형제며 자매인 이들이 뜨거운 여름날 길 위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는 모습을 보았다.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부당해고’라는 이름으로 갈아치워진... 분들이었다.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붉은 띠를 두르고 회사의 불합리한 대우에 적법한 처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앞을 지나가는 많은 사람 중에 그들에게 눈길을 주는 이, 귀를 기울이는 이 하나 찾지 못하였다. 그저 그들을 불편한 존재로 바라보고 지나칠 뿐이었다.


    연수 중에 듣게 된 강의와 노동운동 현장과 실태를 눈으로 직접 보며 너무도 부끄러웠다. 나 또한 그들을 보며 내 일이 아니라고 여겼고, 그냥 당연한 현실에 수긍하지 못한 이들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외로운 싸움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공정’을 얻어낸 초석임을 알게 되었다. 노동 현장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삶의 터전이다. 노동자에게 부당하게 앗아간 것은 그들 삶의 일부였고 동료라는 가족이었으며 전부라고도 할 수 있었다. 

    나의 노동에 대한 인식 전환을 나와 같은 ‘당연함’을 가지고 살았던 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노동이 단지 생계 수단을 위해 시간을 채우고 끝나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님을 말이다. 전태일 열사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외침을 던지며 산화했다. 그리고 그 후예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현재이다. 한데 요즘 노동에 대한 인식은 수많은 이의 피와 땀의 결실을 뒤로한 채로 퇴행 길을 걷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내가 이렇게 말하고 생각하고 있음에 놀랍다. 그저 짧은 2박 3일의 연수였다. 노동의 가치를 살짝 맛만 보고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연대해야 할지, 기도로 함께해야 할지, 노동자에 대해, 노동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었다. 

    끝으로 연수를 준비해 주신 많은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도 투쟁 중이신 많은 노동자분을 위해 기도드린다.



    예수 성심 이 땅에 주님 나라를 세우소서.

    전주교구 신학생 이현수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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