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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호 노동을 읽는 눈]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 등록일 2022-06-1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519
  •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새 정부가 들어 선지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새 정부의 노동 공약이 정책과제로 구체화 된 국정과제는 노동 관련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일부 연구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고, 노동단체들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없는 국정과제는 반노동 정책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였다. 이 글은 우선 비정규직의 의미를 간단하게 살펴보고,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가를 국제 비교 관점에서 살펴본 후,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함의를 살펴보기로 한다. 

    외국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조화된 격차 문제를 노동시장 이중구조(dualism)로 부른다. 정규직은 정해놓은 기간 없이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반면 비정규직은 사전에 한정된 기간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한다. 비정규직은 고용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일자리를 상실하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주기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고용불안에 노출된 집단이다. 엄격하게 고용을 보호받는 정규직과 주기적인 고용불안을 겪어야 하는 비정규직을 노동법으로 분리해 놓고 있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의문이 드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근래 산업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 또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화의 정도를 판단하는 징표는 통상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되는 정도(전환율),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임금 등) 격차가 있다. 이러한 3가지 징표에 따라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정규직 비중을 살펴보면 <표>와 같다. 국제 비교는 한시적 노동자 즉 근로계약 기간이 한정된 노동자(temporary workers)를 비정규직으로 정의하고 국가 간 그 활용 비중을 비교한다. OECD의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26.1%)는 OECD 평균(11.4%)보다 비정규직을 두 배 이상 더 많이 활용하고 있고, 콜롬비아(27.3%)에 이어 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2021년 8월 우리나라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한시적 노동자 비중이 28.3%로 OECD 국가 중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둘째,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율을 살펴보자. 전환율은 통상 비정규직에서 출발해서 1년 후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중을 말하는데, 전환율이 낮을수록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다. 이것은 비정규직이 함정인가 지 아니면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디딤돌인지 나타내는 지표이다. 전환율이 낮은 경우 일단 비정규직이 되면 그 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전환율이 높은 경우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옮아가는 사다리나 디딤돌로서 기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율과 관련된 가장 최근의 외국 자료로서 유럽연합(EU) 27개국의 평균 전환율은 27.1%이다. 이 수치는 연초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100명이라면 연말이 되면 그중 27명은 정규직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참고로 EU 27개국 중 전환율이 낮은 국가로 유명한 스페인과 프랑스는 각각 16.3%와 19.3%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환율이 이보다 훨씬 낮다. 통계청장 출신인 유경준 박사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2017~2020년간 연간 평균 전환율은 10.7%에 불과했다. 참고로 박근혜 정부(2013~2016년)의 연평균 정규직 전환율은 13.1%이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 이중화의 세 번째 징표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살펴보자. 아쉽게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비교할 수 있는 국제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는 임금 연공성이 유럽이나 일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임금 연공성이 높으면 근속에 따라 임금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그렇게 되면 근속이 짧은 비정규직과 근속이 긴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당연히 더 벌어지게 된다. 



    이상의 사실은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화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접근은 정규직 근로계약(무기계약)과 비정규직 근로계약(한시적 계약)을 ‘단일 무기계약’으로 법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일 무기계약을 도입할 때 전체 노동자나 근속이 짧은 노동자의 고용 보호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하여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여야 한다. 단일 무기계약에 대한 논의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법적인 고용 보호 수준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명제를 제시한다. 즉, 정규직 고용 보호는 낮추고, 비정규직 고용 보호는 높여서 두 집단 간 (고용 보호의) 제도적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만 단일 무기계약 논의가 진행된 유럽과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의 역사나 현재의 구조적 특성이 다르고, 또 디지털화로 노동과 고용 형태가 급변하고 기업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대전환의 시대적 특성도 고려하여, 이 명제를 어떻게 한국에 적용할지 많은 고민과 사회적 논의 그리고 한국 노동시장 현실에 부합되는 정책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동배 | 인천대학교 교수
    노동사목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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