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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호 생각의자] 아무 노동? 아니, 양질의 노동!
    • 등록일 2022-10-26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442
  • “아무 노동? 아니, 양질의 노동!”

    한 달 한 달 달력을 넘기다 보니, 어느덧 10월에 와있네요. 헛웃음이 절로 나는 시간의 속도. 잠깐 달력을 응시해봅니다. 절기와 다양한 기념일이 적혀 있어요. 10월 7일로 시선을 옮겨볼까요? 이런! 아무것도 적혀있질 않네요. 그렇담 이날에 관해 말해볼게요. 스무고개를 할 일이 아니니 바로 말하자면, 10월 7일은 세계 “양질의 노동”의 날입니다. 
     
     Decent Work이라는 개념은 ‘자유롭고 공평하며 안전하고 인간적 품위가 존중되는 조건 속에서 남녀 모두 종사하는 생산적인 일’을 지칭합니다. 양질의 노동, 일다운 일, 괜찮은 일자리, 품위 있는 노동 등으로 번역되는데, 합의된 공식 명칭은 없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들 느낌은 오시죠. 생산적이고 공정한 소득을 가져다주는 노동,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안전한 일터와 사회적 보호를 제공하는 노동, 삶에 영향을 주는 결정들에 노동자 스스로 관심을 표현하고 조직화할 수 있는 노동, 자유롭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  

     
    UN이 양질의 노동의 날을 제정해 기리는 이유는 노동이 삶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동은 우리 삶을 지탱해주죠. 일을 통해 우리는 빈곤에서 벗어나고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삶의 질을 개선 할 뿐만 아니라, 정체성, 소속감도 갖습니다(국제노동기구, 일의 미래 글로벌위원회 보고서, 2019, p.18)."  노동사목위원회가 2021년에 실시한 천주교 신자의 ‘노동과 신앙’ 인식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우리 신자들은 삶 안에서 노동의 가치를 존재적 의미성을 가지고 바라보았습니다. 나에게 노동은 ‘삶의 의미 그 자체다(12%)’,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65.4%)’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죠. 노동을 통해 얻는 가치로는 ‘자아실현(49.8%)’이라는 정신적 측면과 ‘소득안정(67.3%)’이라는 현실적 측면이 양립했었습니다. 중복응답이 가능한 질문이었는데 이 밖에도 ‘사회적 인정(23.3%)’, ‘공동체에 소속(21%)’, ‘사회에 기여(38.5%)’가 노동이 주는 중요한 가치라고 응답했습니다.  <인식조사 결과 보기>

    이처럼 “노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노동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의미에 속하며, 성장과 인간 발전과 개인적 성취의 길입니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일은 세계 전역에서 공동선과 피조물 보호를 지향하는, 온당하고 품위 있는 노동 조건을 증진하는 것입니다(제55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2022)."

    “양질의 노동” 개념을 처음 제시한 국제노동기구(ILO)는 항구적 평화는 사회정의의 기초 위에서만 가능하며, 불의와 궁핍을 초래하는 근로조건이 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저해한다고 진단합니다. 인류의 정의롭지 않은 번영이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절감하면서, 인류가 기본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5대 노동기본권을 천명하는데, 바로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의 효과적 인정’, ‘모든 형태의 강제 근로 철폐’, ‘아동노동의 효과적 철폐’, ‘고용과 직업상의 차별 철폐’,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환경’입니다.
     

    양질의 노동이 중요하다는데 이견은 없겠지만, 그것은 참말 꿈같은 이야기고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안전장치 미설치, 과도한 작업 물량, 장시간 노동 등으로 매일 노동자가 죽고 기술 발전, 기후 위기,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가 미래에는 과연 어찌 될까 불안감을 안기고, 새로운 산업과 노동 형태를 포괄하지 못하는 현행법은 일하는 모든 이가 아니라, 극히 일부의 노동자만 보호하며, 여전히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습니다. 이밖에도 성차별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개탄스러운 현실 앞에서 “양질의 노동”은 그저 한낱 구호에 머무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제 양질의 노동을 우리의 분명한 방향이자 지침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양질의 노동은 구체적인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ILO는 인간 중심의 전략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ILO ‘일의 미래 글로벌위원회’가 제안하는 10개 권고는 아래와 같습니다. 어렵지만 한 자 한 자 읽고 새겨야 합니다. 이렇게 가자고 우리가 요구해야 합니다.

    ① 평생학습 보장 : 유년기-성인기에 이르는 모든 공식・비공식 교육을 보장함으로써 직업능력 학습・개발을 지원
    ② 일의 미래로의 전환 지원 : 공공 고용서비스 확대를 통해 청년층의 학교-직장 전환 및 장년층 노동자의 경제활동 지속을 지원
    ③ 성평등 증진 : 육아휴직, 공공 돌봄서비스 등을 통해 가정내 육아 분담을 증진하고, 여성의 고위직 진출 증진, 직장내 폭력・괴롭힘 근절, 남녀 임금 투명성 증진 등을 통해 직장 내 성평등을 증진
    ④ 보편적 사회보호 제공 : 사회보호 최저선을 마련해 보편적·기본적 사회보호를 제공하는 한편, 기여형 사회보험제도를 통해 개별적 보호 수준 제고
    ⑤ 보편적 노동권 보장 : 단체협약, 법, 규제를 통해 고용형태·계약상의 지위와 관계없이 보편적 노동권 보장 (노동기본권, 적정 생활급여, 최대근로시간 제한, 산업 안전·보건 등)
    ⑥ 노동시간 자율성 확대 : 근로시간 상・하한선 수립, 생산성 증대조치 등을 통해 노동자의 일·생활 균형 달성 지원
    ⑦ 노사단체 대표성 보장 : 국가는 모든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단결권을 보장하고, 노사단체는 다양한 이해를 대변해 대표성 증진
    ⑧ 기술 활용・관리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증진 : 노동에 영향을 주는 최종결정은 인간이 내리는 인간주도 접근법 채택 - 디지털 플랫폼에의 최소한의 권리보장・보호 관련 국제 기준 마련, 데이터 활용 및 알고리즘 신뢰성 관련 규제 마련
    ⑨ 양질의 일자리 투자 증진 : 돌봄경제, 친환경, 농촌경제 개발, 사회・디지털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제공
    ⑩ 기업의 장기 투자 장려 : 주주 대표성 강화, 장기적 성과 유인책 등을 통해 기업의 환경・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투자 장려
    <출처: 고용노동부>

     
    “나에게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가능할까?” 여전히 빈칸이던 10월 7일은 이제 이에 관한 답으로 채워야합니다. 더 나은 노동을 희망할 권리는 나에게 있습니다. 노동을 통해 나의 존엄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끊임없이 좋은 노동에 관하여 이야기합시다. 품위 있게 살기 위해서 내가 처한 환경에서 지금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무엇인지 찾아봅시다.    

    노동사목위원회 기획팀장 박효정 세라피나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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