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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호 노동을 읽는 눈] 여러분이 만든 중대재해처벌법, 여러분이 지켜주십시오
    • 등록일 2023-07-11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14

  • 여러분이 만든 중대재해처벌법, 여러분이 지켜주십시오


     노동조합 활동을 하던 노동자가, 공갈/협박범으로 몰려, 이렇게 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는 세상에서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탄압한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화물연대는 운수 노동자의 과로를 줄이고, 이를 통해 도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전운임제를 확대/연장하라고 주장하며 파업했다가 탄압 당했습니다. 

     건설 현장에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정착 시켜온 건설노조가 탄압 당하면서,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조합을 탈퇴해야만 일자리를 준답니다. 노동조합이라는 우산이 없어진 노동자들은 예전보다 일당이 깎이고, 더 빠르게 더 긴 시간 일하도록 요구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는 주 52시간 넘게 일하지 않겠다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에게 국토부 장관이 나서서 면허를 정지 시키겠다고 협박하는 나라에서 무슨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겠습니까?



     그러던 중 중대재해처벌법도 개정해야겠다는 움직임이 슬슬 나오고 있습니다. 
    7월 4일 대통령은 중대재해처벌법, 대형마트 의무휴업법,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 화학물질 관리법 등, 우리들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법안들을 “기업인들의 투자 결정을 막는 결정적 규제, ‘킬러 규제’라며 팍팍 걷어내라”고 말했습니다. 

     작년부터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위헌이라 하고, 고용노동부가 용역을 맡겨서 ‘위헌적 요소’를 줄여야 한다더니,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킬러 규제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팍팍 걷어낸다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은, 유가족이 수십 일간 곡기를 굶어가며 요구했던, 많은 시민이 연대하고 지지했던 바로 그 내용 들입니다. 
    사고가 난다면 소규모 사업장에도 똑같이 책임을 묻는 대신 소규모 사업장이 제대로 사고 예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찾고 투자해야 한다고 그렇게 주장했는데, 법 제정된 지 2년이 넘도록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재 줄일 수 있도록 감독이나 행정이나 제대로 바뀐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 놓고 인제 와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더 유예 시켜 줘야 한다고 합니다. 

     경총은 한 술 더 떠서, 원청이 책임지게 되어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도급, 용역, 위탁 등 관계에서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 조항을 아예 빼버리자고 합니다. 
    하청업체, 용역 업체에서 사고 나도 원청은 발뺌하던 ‘옛날’ 산업안전보건법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됐어도 산재 사망 안 줄어들었다고 경제지들이 비판합니다. 

     하지만 이 법은 그 자체로 곧바로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법은 아닙니다. 산재 사고/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그 사고에 대해서 진짜 책임자를 찾아, 제대로 처벌하는 법이고, 그러고 나면 다른 사업주들도 이걸 보면서 ‘아! 산재 예방 안 했다가는 저렇게 되는구나!’ 

     정신 차리고 예방 대책을 세우게 만들어, 그 뒤에야 정말로 산업재해가 줄어들고, 안전 문화가 자리잡히게 만드는 법입니다. 아직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업주가 재판까지 받은 사건이 세 건밖에 안 됩니다. 그중 원청 사업주가 실형 받은 사례는 그나마 단 한 건입니다. 그런데, 벌써 효과가 없다고 우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처벌이 과하다고 징역형이나 벌금 대신 과징금으로 하자고 합니다. 
    억지 주장입니다. 

     게다가 더 중요한 점은, 국회나 정부, 경영계에는 이 법을 저렇게 개악할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논의만 20년째 이어지던 중대재해처벌법을 국회가 정말로 통과시키도록 만든 것이 누구입니까? 함께 청원하고, 기사 읽고 댓글로 응원하고, 한겨울 국회 앞에서 마음을 모았던 시민과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의 故 김용균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한 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높아진 우리 모두의 관심 때문입니다. 우리가, 국민이 만들었습니다. 그런 법을 자기들 마음대로 이렇게 개악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시도를 두고 볼 수 없어서 7월 5일 101개 단체가 모여 ‘생명 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을 결성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4월에 총선에서 심판하자 하십니다. 
    그런데, 내년 총선 앞두고, 민주당이든 국민의 힘이든, 이리저리 눈치 보면서, 표에 도움 된다 생각하면 개악을 더 열심히 추진할 것이고, 표에 도움 안 된다 생각하면 눈치 보는 척하면서 미뤄둘 것입니다. 
    그래서 선거에 앞서, 무엇보다 우리의 목소리, 우리의 힘이 중요합니다. 

     누구도 눈치 보며 미적댈 수 없도록, 우리가 만든 중대재해처벌법 우리가 지키겠다는 커다란 목소리를 함께 내주십시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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