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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호 노동을 읽는 눈] 국민 눈에 비친 우리나라 노사관계
    • 등록일 2021-10-1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61
  • 국민 눈에 비친 우리나라 노사관계




    우리 국민은 한국의 노사관계를 어떻게 평가할까?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2021년 6월 실시한 노사관계국민의식 조사에 의하면 1989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좋다고 평가한 국민은 1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노사관계가 나쁘다’라는 평가가 줄어드는 추세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노사관계가 좋다’는 평가가 30여 년간 일관되게 한 자리 숫자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노사관계가 좋다고 평가하는 우리 국민은 늘 왜 극히 소수에 불과할까? 우리나라 대립적 노사관계의 원인은 무엇이며 개선 방안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노사관계 상태가 나쁜 이유에 대해서는 대략 서너 가지 설명이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직종별 노동시장의 전통이 없어 ‘기업별 노동조합’이 정착되었다. 직종별 노동시장 전통이 있는 경우, 산업이나 직종별 노동조합 운동이 발달하여 직업이나 산업과 같이 ‘기업 외부’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반면, 기업에는 평화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별 노동조합은 시야가 기업 내부에 한정되면서 노동자 간 연대성 추구나 사회 통합적 노동조합 운동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특히 한국의 경우 임금 등 경제적 요구 사항을 몹시 전투적으로 획득하려는 노동조합 운동이 전개되면서 대립적인 기업별 노사관계가 정착되어 왔다. 

    둘째, 사용자의 노동관 또는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정이다. 기업별 노동조합만으로 대립적 노사관계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일본도 기업별 노동조합이지만 전후부터 1960년대까지의 극심한 노사갈등을 해소하고 매우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왔다. 일본의 협력적 노사관계 전환 사례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사용자가 노동의 가치를 인정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일본은 ‘주주와 근로자’라고 답하지만, 사실은 후자인 근로자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로서 그만큼 사용자가 노동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경우 노동운동이 폭발적으로 일어난 1987년 이전까지 사용자의 노동 가치 인정은 매우 낮았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87년 체제’로 부르는 1987년 이후 지금까지의 노사관계 성격을 설명한다.
     


    셋째, 우리나라 노동조합 운동이 극한적인 투쟁방식을 흔히 구사해왔던 것도 국민의 눈에 노사관계가 나쁘다는 인식이 깊게 뿌리 내리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극한적인 투쟁방식은 노동조합 운동이 합법화‧제도화되기 이전, 노동 측이 선택할 수 있는 유효한 투쟁 전술로 활용됐을 수 있다. 극한적인 투쟁방식은 노동조합 운동이 제도화된 이후에도 마치 유산처럼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에서도 2010년까지는 국민의 80% 이상이 그리고 2021년 조사에서는 국민의 62.1%가 노동조합의 운동방식이 과격하다고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미시적 차원의 문제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필자 생각에 대립적 노사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 직무통제 노동조합(job control unionism)의 부재다. 직무통제 노동조합 운동이란 업무 지시와 업무수행 결과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사용자의 전횡을 막는 장치로써 ‘직무’가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서양 드라마에서 들어본 “그것은 내 직무가 아닙니다”라는 말처럼, 담당 직무 이외의 업무 지시는 거부할 수 있고, 임금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담당하는 직무의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직무의 가치는 노사가 공동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직무통제 노동조합은 일부 효율성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기업에 평화를”과 같이 노사 간 평화를 가져온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노사는 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유지와 창출, 플랫폼 노동 등 불안정성이 높은 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호,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의 해소라는 중차대한 시대적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노사협력은 노동조합 운동이 이러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우리나라의 대립적 노사관계 원인으로 지적한 위 사항들과 미처 여기에서 검토하지 못했던 원인도 노사정이 합심해서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10년 후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에서는 ‘노사관계가 좋다’고 응답하는 국민이 나쁘다고 응답하는 국민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김동배 교수(인천대학교), 노동사목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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