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의 이야기 / 반갑습니다 1>
희망팀 신애자 루시아
한 직장에서 30년 넘게 일을 하고 있다. 한 직장에 오래 다니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매우 놀라워한다.
나는 현장에서 일하며 노동조합 간부 활동하고 있다. 월요일과 금요일에 노동조합 활동 시간인 타임오프 시간을 이용해 금속노조 지역지회 사무장 역할을 하고 있다. 상근자가 아닌 상태에서 활동하다 보니 많은 역할은 하지 못한다. 평일 저녁 시간에 교육 일정이나 회의 일정이 있으면 대부분 참석한다.
구로공단이라 불리던 곳이 디지털단지로 명칭이 바뀌었다. 주변의 아파트형 공장을 바라보면 세련되게 건물이 올라가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고용의 형태는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한 달에 한 번 가산디지털단지역이나 구로디지털단지역 주변에서 노동조합에서 진행하는 광장사업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는 진행을 잘못했는데 올해 상반기에 다시 하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문예 일꾼들과 함께 가산디지털단지역 앞에서 노동조합의 유인물을 나누어 주었다. 노동조합 상담 전화번호가 적힌 유인물을 마스크와 함께 나누어 주는데 사람들이 유인물을 받아 가거나 무심하게 지나간다. 그 많은 사람 중 대부분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구로디지털단지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아주 낮다. 내가 속해 있는 금속노조도 조합원 조직 확대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청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을 높이려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가 뿌린 유인물의 전화번호로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임금체불과 부당한 대우를 받고 해고의 위험에 있는 노동자들이 상담해오는 경우가 있다.
금속노조 한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사업주가 연차휴가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태도에 분노하며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사업주는 제대로 계산해 지급해야 할 연차수당에 대하여는 노동부의 시정조치에 따라 지급을 했지만, 노동자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고쳐지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다.
또 사업주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각서를 요구한다. ‘사장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각서를 요구하고 일하는 속도를 높여 더 빨리 일을 할 것을 문서로 작성하라고 한다. 이에 현장 노동자가 응하지 않자 다른 업무를 하라는 지시하기도 한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도 노동자들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데 노동조합이 없는 곳에서는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촛불 항쟁으로 정권을 바꿔 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직장의 민주화를 이야기한 적도 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직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고 해고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다. 마음이 씁쓸해진다.
노동조합의 간부 역할을 하면서 공장 밖의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는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현장의 인원은 3명이 일하는데 그 현장 안이 여전히 갈등이 있는 상황이다. 그 안에서의 상황은 내가 어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이 든다.
지역지회 간부로 일을 할 때 다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교육도 받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활력소이다.
나의 노동조합 활동은 나의 변화, 주변의 변화,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다. 많은 변화가 한꺼번에 있지는 않지만 조금씩 주변의 사람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활동의 보람도 있고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보다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것이 아주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이 아닐지라도 내게 주어진 일과 역할에 대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