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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노조법 2.3조 개정 입법 공청회 진술서》
    • 등록일 2022-11-18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293

  • 《국회 노조법 2.3조 개정 입법 공청회 진술서》

    20년 만에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노동조합법 개정 논의가 이론 논쟁으로만 흘러가지 않기를 바라며 진술을 시작하겠습니다. 

    올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사상 최대라고 합니다.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54%인 188만원, 딱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임금 격차가 커지는데에 노동조합법이 한몫합니다. 헌법이 정한 노동3권대로라면 경제적 약자인 비정규직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임금을 실제로 결정하는 회사를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고 교섭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례로 지금까지 25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습니다. 노동시간을 좌우하는 간선차 배차 문제, 터미널 작업환경 등을 원청인 CJ대한통운이 결정하기 때문에 하청 노조로서는 원청을 상대로 교섭하지 않으면 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올해 쟁의행위 사업장으로 널리 알려진 대우조선해양, 하이트진로,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청업체에 이야기하면 하청업체는 우리는 결정권한이 없다고 하고, 원청에 이야기하면 원청은 당신은 노동자가 아니다,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이 우선 선택할 수 있는 건 법적 대응이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참 걸립니다. 대법원은 노동3권은 법률이 없더라도 헌법의 규정만으로 직접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했지만, 지금의 노동조합법 하에서 노동3권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그림의 떡입니다. 지연된 권리는 권리가 아닙니다.  

    만약 결정권한을 가진 원청이 교섭에 임했더라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용히 교섭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체교섭 권한이 없다는 원청은 오히려 대체인력 투입, 조합원 해고에 개입하는 불법을 저지르며 합법 파업을 무력화했습니다. 노조가 이를 저지하자, 원청은 불법 폭력‧파괴행위라며 노동자 개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사실 노동조합 입장에서 물리적인 투쟁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임금과 해고,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먼저 대화로 해결하고 싶어 하지만 문제는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상대가 대화에 응하지 않고. 대화로써 해결해야 할 사항들을 자꾸 법정으로 끌고 간다는 것입니다. 노동조합법은 자율적 교섭 메커니즘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입니다. 그러나 현재 경영계는 이 자율적 교섭 메커니즘을 깨고 법을 교란하고 있습니다. 

    직장갑질119가 의뢰하여 대한민국 3대 여론기관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86.6%의 직장인이 원청회사에게 교섭 참가를 의무화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이 실태조사에서 직장인의 93%는 ‘하청노동자가 받는 처우가 정당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90.5%는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 사측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 79.0%가 동의했습니다. 민심은 노동조합법 개정을 지지합니다. 

    정규직 노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노동조합법 하에서는 사실상 임금과 노동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는 파업이 불가능합니다. 회사가 단체협약을 어겨도 파업이 불가능합니다. 
    사실 쟁의행위는 본질적으로 위협적이고 손해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쟁의행위가 헌법상 기본권이라는 말은 사용자에게 손해를 끼쳐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책이 원칙이고, 손해배상이 예외인 노동조합법 제3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알고도 회사는 노조 파괴의 수단으로 손배가압류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소를 제기하고, 가압류 신청만 해도 노동자들이 위축될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소송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노조를 탈퇴하고 권리를 포기한 자에 한하여 선택적으로 소를 취하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법은 헌법상 권리가 제대로 실현되도록 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은 단지 갚아야 할 손해배상액을 줄여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발적인 교섭 매커니즘을 복원해 달라는 것, 힘없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헌법의 노동3권의 행사에 불법 딱지를 붙이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잘 살피시어 노동조합법을 꼭 개정해 주시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윤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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