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시는길
  • 후원안내
  • 문의하기
게시판

공지사항

  • home
  • 게시판
  • 공지사항
  •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성명서(22. 10. 29 참사)
    • 등록일 2022-11-1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16
  •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성명서

    “정치공동체의 토대와 목적은 인간입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384항; 「사목헌장」, 25항; 「가톨릭교회 교리서」, 881항)
    - 10.29 참사를 성찰하며 -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피해자들을 위하여 부활하신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아울러 사랑하는 이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유족과 지인들에게도 위로의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편 123,3)

    2022년 10월 29일 우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또다시 목격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라는 집단적 죽음을 경험하고도 우리는 10월 29일 인간 존엄이 침해당한 비극적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참사 한 가운데에서 ‘국가와 지자체는 없었다’고 탄식할 만큼 공권력은 부재했고 무능하게 대응했습니다.

    또다시 사회적 참사를 마주해야 하는 우리는 다시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공동체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봉사를 지향합니다.

    큰 위험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입니다(헌법 34조 6항 참조). 국가·정치공동체가 권한을 부여받는 이유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서입니다. 정치공동체의 토대와 목적은 바로 근본적이며 양도할 수 없는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데 있습니다( 「 간추린 사회교리 」 , 388항 참조).

    이번 참사에서 사전예방의 원칙이 무시된 데에는 시민의 안전과 건강문제를 비용으로 환원시켜 무시해온 데 있습니다. 압사 위험과 경찰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 내용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책임져야 할 당사자들은 사과조차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부에선 참사를 희생자들의 개인 책임으로 돌리려고까지 했습니다. 국가 위기대응 시스템(경찰 보고라인,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등)이 위기에 대응 하지 못한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이번 참사는 예고된 것이었기에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더욱 무겁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우선적으로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깊은 아픔을 남긴 이번 참사를 성찰하며, 우리는 국가 공권력 과 정치공동체에 요구합니다.

    - 이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관계 대표자들은 책임져야 합니다. 여기서 책임은 법적인 부분에 국한하지 않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포함합니다. 특히 이번  참사는 사회적 재해로서 발생 가능성이 예측되었음에도 국가는 필요한 예방과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관계 대표자들이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유가족들이 치러내는 애도의 과정에서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 고인과 유가족들을 폄훼하거나 비난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슬픔에 잠긴 유족들에게 죽음의 책임을 묻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또한 참사의 고통을 함께 겪고 있는 시민으로서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하며 충분히 애도 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 시민의 기본권인 생명·안전의 문제는 예방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예방에 소요되는 비용은 효율성의 잣대로 따질 수 없습니다. 예방 비용을 아낀다면 시민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는 시민에 가해질 위협을 예방, 관리, 통제할 의무를 지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의 책무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 모든 시민의 자유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국가의 간섭이나 제재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엄벌주의(범죄와의 전쟁 등 시민감시)는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위험을 내포합니다. 이를 통한 국가 사정기관의 팽창은 약자들을 보듬어야 하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약자들에게 전가하도록 부추길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국가의 각 권력은 분립과 균형이 유지되어야 하며, 대의 기구들은 효과적인 사회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08항 참조).

    “교회와 정치공동체는 사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개인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실재 안에 내재된 권리들을 온전히 행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올바로 수행하도록 돕고자 인간에 대한 봉사를 지향하는 유기적 조직들이다”(「간추린 사회교리」, 425항).

    2022.11.11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평화위원회
  •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