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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환노위 산업재해 청문회- 청문회서 뒤늦게 머리 숙인 대기업 대표들
    • 등록일 2021-02-2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0
  • 환노위 산업재해 청문회- 청문회서 뒤늦게 머리 숙인 대기업 대표들
    국회 “극단적 이윤추구보다 생명 우선해야 기업 지속성장도 가능” 한목소리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사업주 잘못으로 일터에서 숨지는 노동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기업 사장들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서야 산업재해 예방대책이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피해 노동자와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송옥주)는 22일 국회에서 산재 관련 청문회를 열고 포스코와 쿠팡 등 9개 기업 대표이사에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청문회는 건설·택배·제조업 부문에서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사업장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국회 청문회 출석해서야 “죄송하다” 머리 숙인 사장님들

     

    기업 대표들은 산재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나올 때마다 “죄송하다”며 연신 머리를 숙였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부적절한 리더십과 잘못된 조직문화가 위험한 일터 원인으로 꼽힌다”고 지적하자 “연이은 사고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이 자리를 빌려 유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야간에 일하다 장덕준씨(27)가 숨지자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며 적극 부인했다. 지난해 환노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쿠팡 관계자는 “고인이 일한 작업장은 센터에서 가장 일이 편한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근로복지공단은 장씨가 근육파열 등을 동반한 과로로 숨졌다고 인정했다. 산재 승인 후 쿠팡측은 장씨 유가족에게 면담을 요구했고, 유가족이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 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만나자고 다시 제안하자 돌연 면담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에 출석한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는 “고인과 유족분께 깊은 사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이 없다”며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고, 앞으로 배송이 조금 늦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중대재해 잇따르는 포스코·쿠팡을 어찌하리오

     

    출석한 9개 기업 대표이사 중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몰린 기업은 포스코와 쿠팡이었다. 최정우 대표이사는 요추염좌 질병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하려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끌려 나오다시피 국회에 나왔다. 김웅 의원은 “허리가 아파도 이리 고통스러운데 (포스코에서) 압착 사고 등으로 숨진 노동자는 얼마나 아팠겠냐”고 비판했고, 같은당 임이자 의원은 “직원 죽음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할 기업 대표가 허리염좌를 이유로 청문회 불참 통보를 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정우 대표이사가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시인하자 임 의원은 “생각이 짧은 게 아니라 그게 대표이사 인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30대 노동자가 숨졌는데 최 회장은 유가족도 만나지 않고 조문도 안 하더니 느닷없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며 “이건 사과가 아니라 대국민 ‘생쇼’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정우 대표이사가 죄송하다며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취했다면,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는 동문서답으로 의원들을 갑갑하게 했다.

     

    의원들은 쿠팡이 장씨 산재 사건 등을 비롯해 노동자들의 산재신청에 비협조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씨 유족이 산재입증을 위해 회사에 7개 자료를 요청했는데 근로계약서와 퇴직금 명세서 등만 주고 4개 자료를 주지 않는 등 시종일관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쿠팡은 최근 산재신청 중 28.5%의 사건에 대해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근로복지공단에 내는 등 다른 기업 대비 3배가 넘는 비율로 불승인 의견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윤미향 의원은 “노동자 2천명이 일하는 덕평물류센터에 화장실이 2개고, 부천물류센터는 회장실 사용 횟수를 통제하는 등 최소한 노동인권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이에 네이든 대표이사는 “산재인정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고 생각하고, 불승인 의견 제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여태 직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화장실 이용 제한 조치를) 한 것인데, 직원이 원한다면 자유롭게 사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대책 수립시 하청노동자 의견 반영 필요”
    국회, 위험의 외주화 근절 주문

     

    여야 의원들은 위험의 외주화 해법 마련을 기업들에 주문했다. 청문회에 참여한 9개 기업에서 최근 5년간 숨진 노동자 103명 중 85명(82.5%)이 하청노동자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은 최정우 대표이사에게 “위험업무를 외주화하고, 하청업체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하면서 외주사 근로자 안전과 처우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송옥주 환노위원장은 “포스코 같은 대기업은 하청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며 “기업 차원에서 예방대책을 수립할 때 하청근로자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표이사들은 협력사에 대한 안전지원 예산을 확충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청이 위험·유해업무를 외주화해서 하청이나 파견업체 노동자가 재해를 입으면 원청은 산재보험료 할인을 받고 하청은 할증을 받는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부추기는 이 같은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노동부에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이재갑 장관은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위험의 외주화 대신 위험의 내재화를 추진하겠다는 기업 답변도 나왔다. 정호영 엘지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지난달 파주사업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사고와 관련해 “(원·하청 간) 상호소통의 문제, 작업에 대한 통제·위험관리 문제와 관련해 저희가 직접 위험작업을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와 다른 개념으로, 내재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임이자 의원이 “위험한 일은 원청이 직접하겠다는 것인데 그 약속을 지키겠느냐”고 묻자 “그렇게 하겠다”고 거듭 답했다. 지난달 13일 엘지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서는 공장 장비를 개조하는 작업 중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하청노동자 6명이 중상을 입은 바 있다.

     

    산재 발생이 노동자 부주의 탓?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발언 논란

     

    산재 발생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여야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는 광경도 연출됐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9개 기업 중 산재신청률이 가장 높은 원인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 “불안전한 상태 문제는 시설 개선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불안전한 행동은 개선이 어렵다”며 “표준작업에 의한 작업을 유도하지만 아직까지도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가 많다”고 답했다. 곧바로 비판이 이어졌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대재해는 시설·장비 문제와 불안전한 행동, 기업 관리·감독 부실의 세 가지 문제가 종합해 발생한다”며 “노동자 불안전 행동만이 문제라고 한다면 청문회를 하거나 산재 대책을 수립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한 대표이사는 “작업자가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지 작업자에게 (산재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박찬복 대표이사 △최정우 대표이사 △정호영 대표이사 △한영석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를 최초 제안한 임이자 의원은 “산업재해를 멈추고, 이윤추구보다는 생명을 우선해야 기업의 지속성장도 가능하다”며 “청문회에서 약속한 바를 안전계획보고서에 담아 주주총회 등에 보고하는 등 후속조치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안호영 의원은 “산재가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과 기업·정부 대책을 차분히 살펴 실제 산재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기업과 정부, 국회가 힘을 모아 논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환노위는 중대재해가 반복하는 기업 대표를 올해 국정감사에서 다시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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