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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한국 저출생 해법은?”…“육아휴직 임금 100% 주고 노동시간 더 줄여야”
    • 등록일 2019-07-0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39
  • 한국 저출생 해법은?”육아휴직 임금 100% 주고 노동시간 더 줄여야

    서울서 만난 ·미 페미니스트 학자조앤 윌리엄스 - 신경아 교수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왼쪽)와 신경아 한국여성학회장이 지난 2일 만나 양국의 젠더 평등과 미투운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윌리엄스 교수는 남성들에게 가해지는 젠더 압력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젠더 평등을 강조했다. 김정근 선임기자

     

    한국과 미국의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만났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와 한국여성학회 회장인 신경아 한림대 교수다.

     

    두 학자는 지난 2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윌리엄스 교수는 30여년간 젠더 평등과 계급 문제를 연구해 온 석학이다. <언벤딩 젠더(Unbending Gender)> 등 굵직한 저작이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았지만, 일본 저널리스트가 세계 석학 8명을 인터뷰한 <초예측>에 재러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등과 함께 소개돼 한국 대중에도 이름을 알렸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날 한국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진정한 진전을 이루려면 육아휴직 시 임금 100%가 보전되도록 예산을 투입하고 노동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뜨거웠던 미투운동에 대해선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성희롱에 대한 규범이 폭포처럼 바뀌었다고 했다. 일부에서 불거지는 백래시(반발)를 두고는 연령보다 계급 문제로 인식한다면서 아래로 흐르는 사회적 분노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신 교수가 직접 인터뷰어가 돼 윌리엄스 교수에게 물었다.

     

    - (신경아)수십년간 노동시장 내 젠더 평등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 오신 것으로 압니다.

     

    (조앤 윌리엄스)“젠더 평등과 관련한 첫 활동은 198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법대 교수로 일한 지 10년쯤 된 때인데, 둘째 아이를 낳고 아주 힘들었어요. 내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없다면, 누구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저는 야망이 강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모성과 직장 내 성별 편견을 연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사회계급 문제에 집중하고 있고요.”

     

    - 한국의 저출생을 말하면서, 정부가 애써왔지만 실패했다고 하셨습니다.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도요.

     

    한국 정부는 공공보육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하루에 아이가 12~14시간 공공보육 시설에 있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는 가정은 없을 겁니다. 공공보육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정책적으로 한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육아휴직 시 임금전체가 보전되도록 하고, 남성과 여성이 절반씩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52시간 노동은 여전히 세계기준으로 깁니다. 다시 한번 줄여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렇게 하면 정말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사회적으로 이상적 노동자, 어머니상을 재정의하는 것도 말씀하셨습니다.

     

    이상적인 노동자상을 그려봅시다. 출산과 육아를 떠나 오로지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이죠. 남성의 전통적인 생활 패턴에 따라 설계된 상입니다. 여성은 절대 될 수 없겠죠. 여성이 부적합해서가 아니라 성차별적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여성을 두 개의 선택지로 내모는 레시피와 다름없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든가, 낳고 직장을 떠나든가. 심도 있는 논의를 하려면, 이상적인 노동자상과 어머니상을 다시 정의해야 합니다.”

     

    - 젠더위계는 오래된 개념이라고들 말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젠더 평등을 말하는 것은 사실 3인치 정도로 아주 얕은 수준이죠. 표면을 긁어보면 오래된 편견이 자리합니다. 젠더는 늘 바뀌는 것 같지만 금세 제자리로 되돌아옵니다. 1970년대 제 세대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요. 그때 우리는 정말로 젠더평등을 이뤘다고 믿었거든요. 젠더가 경제구조라는 토대, 조직의 구조 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 남성과 여성 모두 이상적 상이라는 데 낙인이 찍혀있는 현실을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젠더가 바뀌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젠더 규범이 남성에게 주는 압력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성들은 여전히 이상적인 노동자상에 따라 자신이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강하다는 것을 보여야 하는 남성성 대회(masculinity contest)’에 참여할 것을 요구받습니다. 모든 여성은 패배하고, 대부분의 남성도 패배합니다. 이 부분에서, 남성들에게 이게 당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할 기회가 생긴다고 봅니다. 남성에 대한 젠더 압력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겁니다. 다른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대로 믿는 다수의 무지를 깨야 합니다.”

     

    - 직장 내 젠더편견의 예를 들어주신다면요.

     

    너무 많죠. 제 딸과 함께 쓴 책에서 사무실의 가사일(office housework)’이라는 용어를 붙인 게 있습니다. 중요하지만 저평가된 일들이죠. 흥미로운 것은 각 산업에서 주변적 업무라면 무엇이든 여성이 적합한 일로 간주된다는 겁니다. 금융업계에선 여성을 주요부서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로 여기지만, 제조업 금융파트는 여성들이 채우죠. 미팅에서 여성이 아이디어를 내면 무시해버리지만, 남성이 이를 반복하면 신뢰하곤 합니다. 일종의 확증 편향입니다.”

     

    - 좋지 않은 경제 상황으로 어떤 남성들은 노동시장에 들어가는 데 있어 여성들에게 위협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로섬 게임입니다.

     

    그게 바로 트럼프 다이내믹(Trump’s dynamic)입니다. 젊은 세대가 수축하는 경제에 대응하느라 힘겨운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젊은 여성들이 아닙니다. 구직 기회가 줄고, 부가 상위에 집중되도록 한 것은 여성들이 아니죠. 부를 자기들끼리 나눠 가진 더 나이든 남성들, 부를 다른 부유층에만 전이시킨 이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분노는 밑으로 흐릅니다. 아래로, 권력을 덜 쥔 자들에게로 흐릅니다. 제가 사회계급 문제를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서 평균적으로 CEO 연봉과 일반 근로자 연봉 격차는 300배 넘게 벌어졌습니다. 부의 90%는 최상위 1%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당연히 분노할 만하죠. 단 여성들에게 분노할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문제는 계급갈등입니다. 젠더갈등이 아니고요.”

     

     

    신경아 한림대 교수

     

    한국·미국 모두 뜨거웠던 미투운동 어떻게 보는가?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

     

    규범의 폭포 현상사회의 성희롱 인식 확 바뀌어

    한국 여성, 유교문화권서 ‘NO’ 외친 것은 놀라운 일

     

     

    - 한국의 2018년은 미투의 해였습니다. 이는 201710월 촉발된 미국 미투 운동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선 어떤 변화들이 나타났습니까.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요. 이전까지 미국인 3분의 1 정도만이 성희롱을 심각한 문제로 여겼다면, 미투 이후 4분의 3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규범의 폭포 현상이죠. 어느 순간 사회적 규범이 확 바뀐 겁니다. 그간 짓궂은 장난’ ‘사내들이 그렇지 뭐라는 상자에 들어 있던 성희롱이, 다른 상자로 옮겨졌습니다. 달갑지 않은 변화도 있습니다. 일부 남성들이 여성과 단둘이 비즈니스 미팅이나 점심을 거부합니다. 그래도 됩니다. 대신 절대로 남성과 단둘이 미팅을 해서도 안됩니다. 그건 성차별이니까요. 성희롱이 아니라 성차별로 소송이 걸릴 수 있는 겁니다.”

     

    - 한국에서 떠오르는 문제 중 하나는 일부 젊은 남성들의 여성혐오입니다. 미국은 어떻습니까.

     

    복잡한 양상입니다. 엘리트 그룹, 대학교육을 받은 남성들은 젠더평등을 말하지만, 통상 직접 참여하진 않죠. 노동계급 남성들은 젠더평등을 외치진 않지만 부유한 남성들보다 더 가사노동과 육아에 참여합니다. 연령이 아니라 계급에 따른 패턴입니다. 저는 지식인들이 이를 설명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아주 희망적으로 말할 수만은 없네요. 트럼프가 재선될 확률도 높다고 봅니다.”

     

    -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젠더 문제에서 진전이라는 것은 안타깝게도 하나의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점진적으로 변화하다가 갑자기 폭포가 쏟아지듯 바뀌어버리죠. 성희롱 규범이나 남성들의 육아참여처럼요. 젠더 문제는 아주 바뀌기 힘든 것이지만 또한 이렇게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러니죠. 그래서 계속 연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 한국 여성들의 의식은 혁명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20대 여성 절반 이상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는 조사도 있었고요.

     

     

    미국보다 훨씬 높은 수치군요. 한국 여성들은 정말 강력한 일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출산파업(baby strike)’도 나타나고 있고요. 미국도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부정적으로 스테레오타입화합니다. 유교문화권에선 더 그럴 테지요. 그런데도 (NO)’라고 말하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정리 | 유정인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2019. 7. 9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7090600005&code=9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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