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이주와 인권연구소
지난 11월 8일 우리 강태완 씨가 죽었습니다. 강태완 씨는 32살 젊은 청년입니다. 몽골인 어머니를 따라 5살에 한국에 와 26년간 미등록 이주 아동으로 살며 수많은 차별의 시선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상황 속에도 평범하게 살고자 부단히 애썼으며, 가족과 한국에 정착하길 바랐고 또 노력했습니다. 이 때문에 몽골로 자진 출국을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강태완 씨가 한국에 정착할 수 있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는 대학 공부가 딱히 필요 없는 단순 생산직이었습니다. 경기도 군포에 살던 강태완 씨가 멀리 떨어진 김제의 특장차 생산업체 에이치알이앤아이(HR E&I)에 취업한 것도 지정된 인구 감소 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하면 받을 수 있는 지역특화형 비자(F-2-R)를 얻기 위함이었고, 이 또한 가족과 빨리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강태완 씨의 기대가 담겨있었습니다. "내게도 꿈꿀 기회가 생긴 것 같아 하루하루가
설렌다"라던 그는 회사의 연구원으로 채용된 지 8개월 만에 산재로 사망했습니다. 새로 개발하던 장비를 시험하던 중에 장비 사이에 끼이는 사고였습니다. 원인이 장비 오류인지 조작 미숙인지는 경찰 수사로 규명되어야 할 부분이며 이 과정에서 기업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성실히 조사에 임해 재발 방지와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 발생한 안타까운 청년의 죽음에 무뎌지면 안 됩니다. 유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