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에서 일하는 박신안 베로니카입니다.
지난 6월 10일 택시 노동자 고영기 분회장님이 계신 고공농성 농성장을 다녀왔습니다. 땅에서 올려본 것이 전부긴 했지만, 20m 높이의 통신탑 꼭대기 원형의 좁은 공간은 정말로 고공농성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다리조차 펼 수 없는 열악한 공간에서 80여 일을 지냈으니 몸은 점점 쇠약해지셨을 것입니다. 끊이지 않는 거리의 소음을 어떻게 견디고 계실지 짐작조차 어려운 현장이었습니다.
지난 3월 29일 스스로 하늘 감옥에 올라 세상의 온갖 소음과 전쟁 소식 그리고 지방선거 유세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정치 관련 소식과 다양한 뉴스들이 언론을 채우고 있을 때도 택시 노동자의 외침은 멈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인터뷰 기사를 통해 고공에 오른 고영기 분회장님의 마음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수차례 유예되어 온 ‘택시 월급제’가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시행이 될 거라 기대하며 힘든 현장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동료 노동자를 생각하셨고, 모두에게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 선택한 고공농성이었습니다.
과로와 과속에 내몰려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해 온 ‘사납금제’를 없애고, 최소한의 임금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택시 월급제’를 요구해 온 세월 속에 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택시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규정들은 무참히 유예되고 미루어져 왔습니다. ‘택시발전법’은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요? 이 법에는 택시 노동자의 권익과 일터의 향상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사업주에게만 유리한 이 부당한 구조를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누구도 배제되거나 소외됨 없이 당사자가 함께 참여하여 공정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각 분야의 다양한 요구를 살피고, 조율하여 타당하게 집행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입니다.
노동자의 안전이 시민의 안전과 연결되어 있다는 이 단순하지만, 당연한 진리가 잊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 이전글
2026년 건설의 날 건설산재 유가족 기자회견 발언문(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비오 신부)
-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