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나눔터

상담사의 정당한 임금

노동사목위원회

상담사의 정당한 임금


저는 현재 학교에서 전문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통 전문상담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학회에서 자격증을 취득하여 학교 상담사로 취업하게 됩니다. 학회 수련에도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자격증을 따더라도 상담사는 계속 자기 발전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처음에 상담사로 일을 시작할 때는 경험을 쌓아야 하므로 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무급으로라도 일을 합니다. 사실 이때 상담사의 현실에 낙담하여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상담사로 일하면서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보람을 느낄 때도 있지만 사례가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협의하여 경험이 있는 다른 상담사로 바꾸기도 하지만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다 보니, 대리 외상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상담사 스스로 자기 돌봄을 꾸준히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요즘 상담 공부에 관심이 큰 분들 그리고 상담을 배우러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프리랜서 상담사로 일하다 학교 상담사로 전향한 경우인데, 일하다 보면 참 상담사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선 상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기관에서 일하는 경우, 대부분은 상담 이외에 다른 행정업무가 많습니다. 기관에서 일하는 많은 상담사가 행정업무에 더 치중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는 ‘나는 노동자로서 정당한 임금과 대우를 받는가?’에 대한 의문과 회의감이 계속 듭니다. 상담심리사가 노동자로서의 전문 자격을 갖추기까지 들인 노력과 투자는 컸던 반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상담하는 것이 현실이며, 아직 한국은 심리상담 지원 기반이 많이 없다 보니 정작 심리상담이 필요한 이들은 상담센터가 부담되어 오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힘들어하던 친구가 웃는 모습을 보이고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친구가 열심히 공부하고 무사히 졸업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땐 힘든 건 잠시 내려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한 명의 아이라도 저를 만나 숨통이 조금이라도 트이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살만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 행복으로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상담사가 내담자들에게 이러한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사들의 이 마음이 계속 유지되려면 상담사도 하나의 직업인이기에 정당한 임금과 처우 개선이 시급합니다. 내 삶이 안정되지 않았는데 다른 누군가를 상담할 수 있을까요?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심리상담 관련 자료를 보면 간혹 상담이나 자격증을 굉장히 '쉬운 것'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들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상담은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학문인만큼 많은 공부량, 까다로운 수련 과정, 시험 등이 요구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친 상담사는 노동자로서 보호받으며 일해야 합니다.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전문상담사 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