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비합법 취업 문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 및 고용 사정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조속히 종식되기를 바라는 모두의 마음과 달리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아 안타까움이 커진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일시휴직자와 실업자가 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종사자 등이 고용불안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경기 동향을 보면 업종별로 다소 차이를 보인다. 제조업, 음식·숙박, 도소매, 교육서비스, 예술·여가, 운수·창고업 등에서는 수요 위축으로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비대면 산업이나 농업, 돌봄 노동과 같은 필수 업종은 일자리 변동 폭이 작거나 오히려 증가세를 보인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국가 간 이동 제한과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외국인 체류 동향도 변하고 있다. 2020년 10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7만 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40만 명이나 줄었다. 이 중 74%가 단기체류 외국인이다. 단기체류 외국인 유입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법체류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국경 봉쇄 등으로 기존 입국자가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2020년 10월 기준, 불법체류자는 39만여 명에 이른다.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여건도 내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제조업, 도소매, 음식·숙박업과 서비스업의 경우, 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이나 일감 감소로 외국인 취업자들도 실직 위험에 놓이거나 일거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농업 등과 같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이나 필수 업무가 요청되는 돌봄 노동 분야 등은 상대적으로 일자리 변동 폭이 크지 않다. 고용 형태의 변화도 감지된다. 코로나 영향만은 아니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파견을 받아 활용하거나 계절 고용 또는 초단기 수요에 대응하는 임시 및 일용 계약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시장은 비합법 체류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단기 계약이나 임시 고용 형태의 외국인 비합법 노동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도 한다.

(사진출처: 한겨레신문.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및 사회적 거리두기는 외국인 비합법 노동시장뿐 아니라 이들의 한국 사회에서의 일상적인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 비합법 체류자 문제는 또 다른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좀 더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최근 2~3년간 급격하게 증가한 외국인 비합법 체류자 문제의 이면에는 외국인 비합법 취업자를 고용하려는 사업주, 비합법 취업을 선택하는 외국인들 그리고 이러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중개시장의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더 본질적으로는 비합법 외국인 고용을 야기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성, 외국인력 정책이나 관련 제도의 미비, 그리고 입국 및 체류 관리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비합법 고용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두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저임금 유인 등에 따른 비합법 외국인 고용으로 노동시장이 왜곡되고 합법적인 외국인력 정책의 효율성을 저해시키며, 잠재적인 범죄 및 공공서비스 부담 증가, 외국인 밀집지역 슬럼화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외국인 불법체류 문제는 인권의 관점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비합법 상태로 인해 노동권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수 있고, 산재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곤란하다는 점에서 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비합법 체류는 대부분 비합법 취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기에 입국 관리나 체류 관리와 같은 출입국 통제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산업 및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 합법적인 외국인력 공급의 부족 및 이주 산업의 발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폭넓은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외국인 비합법 문제에 대한 해법은 유입국에서 이를 야기하는 법·제도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인, 그리고 비합법 체류자의 존재성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정책 대응도 이러한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외국인 비합법 문제는 국제적으로 오랜 역사성을 가지는데 그 해법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다양하고 논쟁적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출입국 정책, 노동시장 정책, 외국인력 정책, 불법 알선시장에 대한 대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제도적 접근 외에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외국인 비합법 체류자 및 취업자를 대하는 기본 시각이 법 위반이라는 틀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법질서 준수라는 접근 방식이 갖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시각에는 이들의 노동자로서의 삶, 주민으로서의 삶, 그리고 이미 우리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불법체류자 숫자 줄이기와 같은 정책 대응으로는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양하게 가질 필요가 있다. 이들도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노동에 종사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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