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협약과 노동조합 3
간추린 사회교리 305항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세례자요한 신부
▢ 노동조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ILO(국제노동기구)와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조합을 보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노조 가입률은 10%정도입니다. 심지어 세계적 기업인 삼성조차도 노동조합 결성을 원천적으로 못하게 합니다. 대다수의 국민들도 비슷합니다. 노동조합이 불법 시위를 하고 파업을 일으키고, 공장이 멈추고, 생산량이 떨어지는 등 기업과 경제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왜 그런 사태가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 기업과 개인, 어쩔 수 없는 힘의 불균형
“회사가 잘되면 저도 잘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잘렸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외치는 저희를 봐달라는 겁니다. 저희 얘기를 들어달라는 겁니다.
저희도 인간답게 일하고 싶습니다.” 영화, 카트
영화 카트를 보셨나요? 비록 영화이지만 대형마트의 힘없는 비정규직 여성들이 대량으로 해고됩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 정리해고 사태로 2646명이 길거리에 내몰렸고, 최근에 한국 도로공사 소속 요금 수납원들 1500명이 대량해고당했습니다. 영화 카트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발생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일하다 다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습니다. 문제는 힘의 균형입니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개인은 회사를 상대로 정당한 권리마저 주장하기 힘듭니다. 회사는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없는 개인은 거리로 나와서 자신의 처지를 들어달라고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2015년 9월 8일 미국 노동절 행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만약에 제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한다면 저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겁니다.
제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동조합이 없거나 금지된 나라가 많았는데 그런 나라들에서는 가혹한 노동 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이 연일 계속되는 산업재해로 다치고 고통받았지만, 제대로 보호조차 받지 못하였습니다.
바로 노동조합과 노동쟁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 노동조합 결성의 중요성
북유럽 사회가 행복지수가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높은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 그리고 높은 노동조합조직률에서 기인합니다(아이슬란드 83%, 핀란드 69%, 스웨덴 67%, 덴마크 67%). 그런데 가장 큰 원동력은 국민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높은 노조조직률은 기업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소수의 권리를 지켜주며, 결과적으로 기업의 올바른 발전을 지속하게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노동조합의 책임감 있는 활동, 기업과의 올바른 협력, 대화와 상생의 자세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노동조합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하늘마음 친구여러분! 노동조합에 대한 설명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노동조합은 공동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목표를 추구하면서 사회 질서와 연대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사회생활의 필요 불가결한 요소이다.”
(간추린사회교리 305항)
하늘마음 2019. 8.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