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협약과 노동조합 2
간추린 사회교리 305항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세례자요한 신부
친구들, 안녕하세요! 지난달에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알아보았어요.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는, 헌법 33조에 명시된 국민 권리이며(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일하는 사람의 권익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가톨릭 교회도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어요. 바로 노동조합이 어렵고 힘든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일자리가 불안한 이웃을 위해 먼저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 한국의 노동조합 비판과 현실
한국은 노동조합 평균 가입률이 약 10%인데요 OECD 가입국가의 평균이 약 29%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낮은 노조 조직률만이 아닙니다. 노동조합에 어떤 사람들이 가입되어 있느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부 대기업이나 정부의 공공기관과 같이 안정적인 직장의 사람들이 노조에 많이 가입되어있어요. 문제는 정작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노동조합에 가입되어있지 못하다는 거예요. 영세한 중소기업 종사자나, 대기업이라도 비정규직 사람들, 하청업체,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형태의 사람들이 전체 경제 활동 인구의 약 80%를 차지하는데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노조 가입률이 채 5%도 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는 일자리가 불안한 분들 중 대부분이 노동조합에 가입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노조가 외국처럼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기업별 노조 형태로 되어있어서 ‘안정적인 직장의 안정적인 노조’가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생각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 교회의 가르침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노동조합을 초청하여 축복하셨어요. 교황 레오 13세의 “새로운 사태 공표” 이후 만들어진 이탈리아의 노동조합은 36%에 달하는 높은 노조 가입률과 함께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2019.3.16. 바오로홀,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탈리아협동조합원 만남 (Vatican Media)
각 지역의 협동조합을 통해 중소기업을 비롯한 작은 회사,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가 잘되어 있어서 이태리는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황께서는 노동조합이 사업가뿐만 아니라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표징이 되는 ‘사랑의 사업가’로서 모범이 돼 달라고 당부하셨어요.
하늘마음 친구들, 노동조합도 매우 필요하고 노동조합에 사람들이 많이 가입되어 있는지도 매우 중요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노동조합이 원래의 정신에 맞게 잘 활동하느냐, 즉 비정규직, 여성, 청소년, 청년 노동자, 노인들과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와 같이 사회적 약자의 처지에 있는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느냐의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 사회, 정치적 발전이 참으로 인간다운 것이 되려면 형제애의 표현으로서
무상성의 원칙이라는 여지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진리안의 사랑, 34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