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Homilia 2019-04]

2019년 4월 7일 사순 제5주간 주일 강론

성령을 따라 사는 삶

이주형 세례자요한 신부. 노동사목위원장

▥ 이사야서. 43,16-21

▥ 필리피서. 3,8-14

✠ 요 한. 8,1-11

✝ 찬미예수님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지금까지 ‘성령께서 이끌어 가시는 교회’라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거룩한 영을 주시는데¹⁾ 성령은 우리에게 갖가지 은사를 주시고²⁾ 성령께서는 우리를 참 생명 속에서 키우십니다.³⁾ 심지어 성령께서는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십니다.⁴⁾ 성령은 우리에게 생명 그 자체이시며⁵⁾ 성령에 이끌려 살아갈 때 우리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열매를 맺습니다(갈라 5,22). 그래서 우리는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길 간절히 청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성령 강림 대축일의 복음 환호송-

성령이 오셨음을 우리는 어떻게 인지합니까? 성령이 오셨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성령이 오심으로 우리가 신비로운 체험을 합니까? 놀라운 기적을 체험합니까? 아니면 몸이 하늘로 승천이라도 합니까? 이런 기적들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성령을 청하고, 성령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어떤 열매를 맺는지 사도 바오로는 갈라티아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갈라 5,22-23-

그렇습니다. 성령을 받은 이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선함을 드러냅니다. 영이 충만한 그를 통해 세상의 어두움으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선한 보물들이 드러납니다. 세속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값진 보화들이며⁶⁾, 하늘에 쌓아지는 보물이고⁷⁾ 영원한 생명과 같은 보물들입니다.⁸⁾

그렇다면 성령의 열매와 반대되는 열매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육의 열매입니다. 인간의 욕심과 탐욕, 제멋대로의 교만과 허영이 빚은 결과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육의 열매는 무엇인지 사도 바오로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육의 행실은 자명합니다.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이미 경고한 그대로 이제 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짓을 저지르는 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갈라 5,19-21-

어떤 덕이나 가치, 혹은 신비로운 기적일지라도 그것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그것의 열매로 알 수 있습니다.⁹⁾ 성령의 열매가 아니면 그것은 거짓입니다. 결국 그는 성령을 지니지 못한 사람이며¹⁰⁾,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 그것을 이용하고 사람들을 속이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¹¹⁾ 그것은 악마의 유혹입니다.¹²⁾

하느님의 사랑에서 나오는 것만이 인간을 구원합니다. 인간의 욕심에서 나오는 것은 결코 인간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내가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길 청하며, 성령이 내 안에 충만하시길 기도해야 합니다.(갈라 5,16) 그렇게 살아갈 때 욕심과 이기심으로 메말랐던 우리 영혼에 생명의 물길이 트일 것이며(이사야 43,20),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여 부활의 희망에 참여할 것입니다(필리피 3,10).

또한 사순시기의 막바지를 보내며, 특별히 우리 자신의 회심과 내면의 정화를 위해 힘써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굳게 믿으며 나도 성령의 도우심으로 원수와 이웃을 용서하며 부활의 희망찬 아침을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사순 5주일 오늘의 복음 말씀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