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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평화신문]인공지능에 지혜를 불어 넣을 것인가 지배 당할 것인가
    • 등록일 2017-12-01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80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ㆍ가톨릭평화신문 공동 기획 (8) 4차 산업혁명과 노동 : 과학기술의 진보와 인간 존재의 노동

     

    인공지능에 지혜를 불어 넣을 것인가 지배 당할 것인가

     

    박용승 교수(스테파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과 같은 획기적인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물리적 시스템과 가상 시스템의 통합을 이루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술 혁명이다. 그래픽=문채현

     

    인간의 과학적 진보는 늘 깨어 있는 문명적 성찰과 함께 인간 생명적 발전도 함께 이뤄왔다. 인류는 전에 없는 문명사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모두가 생태적 회심에 깨어 있을 때 ‘태양 너머’ 인간의 구원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의미

     

    4차 산업혁명이란 사실 아직까지 뚜렷한 정의는 없다. 하지만 대체로 산업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혁신적 차원의 생산기술 발전 단계 구분에 기반을 두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170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수력과 증기기관에 의한 생산설비의 기계적 효율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2차 산업혁명은 1800년대 후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기의 발명에 따른 대량생산 체제와 분업화된 작업 조직의 본격적인 출발을 의미한다.

     

    또 다른 100년이 지난 후 1970년대 접어들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기술의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 생산방식의 일대 전환이 이뤄지는데, 이를 3차 산업혁명이라 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과 같은 획기적인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작업장의 물리적 시스템과 가상 시스템의 통합을 이루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기술 혁명을 기반으로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아직 본격적으로 도래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현재 진행형의 시작이고 미래에 닥칠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생산기술의 진화와 노동의 의미

     

    기업 발전 역사에 있어 당대 생산기술의 변화는 작업 조직의 변화와 함께 그에 따른 노동의 양태, 그 의미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실 100년 전 경영학의 초기 이론인 과학적 관리론은 인간 노동의 의미를 ‘소모품적인 생산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는 주로 1, 2차 산업혁명 단계에서 나타나는 관점이다. 이 시기 기업은 상대적으로 독점적인 시장에서 대량생산 방식과 같은 생산자 중심의 기업 활동을 영위하게 된다. 이 시기 생산의 주요 요소는 자본과 기계 설비인 것이다.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업은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고,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해 나갈 유연한 생산방식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시장의 요구 또한 1, 2차 산업혁명 시대의 단순한 생존과 기능적 소비로부터,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회적 연결성 의식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소비를 지향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변화 안에서 일의 의미는 점차 단순한 미숙련 노동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가 중요해지는 지식 근로자의 개념으로 진화하게 된다.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생산의 주요 요소는 점점 더 인간 자신이 되는 것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새로워진 경제 환경의 큰 변화에 주목하면서 기업 경영에 사람이 더욱 중요해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현대 사회와, 최근일지라도 과거 사회의 경향들은 서로가 독특하게 다르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전에는 생산의 결정적 요인이 땅이었다면, 그다음에는 기계와 생산 수단의 총체로서의 화폐 자본이었고, 이제는 그 주요인이 점점 더 인간 자신이 된다. 즉, 인식과 학문을 통해 나타나는 인식 능력, 연대적 의지를 조직할 능력, 다른 이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능력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간 노동에 어떠한 의미를 미치게 될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에서 인공지능의 인간 직업 대체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와 같은 새로운 사회계층 분화 등 비관론적인 일부 견해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이 노동의 의미와 관련하여 가지는 함의에 대해선 기업 생산방식을 포함한 인류의 기술진보 역사라는 서사적 맥락에서 더욱 본원적이고 규범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간 존재로서의 노동

     

    4차 산업혁명 시대 시장에서는 인류의 의미성 추구를 향한 문명 진화와 함께 소비자의 자기표현과 자아실현 욕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기업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을 이루는 노력이 더욱 절실해진다. 이에 따라 기업의 생산방식은 대량생산 체제와 같은 생산자 중심의 생산방식에서 종업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이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이해 관계자 경영’이 더욱 지배적이 될 것이다.

     

    ‘이해 관계자 경영’은 최근 경영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래 경영 패러다임이다. 이는 또한 기업 경영의 생태계적인 관점이다. 이해 관계자 경영 패러다임의 진정성 있는 실천을 위해서는 기업을 더는 기계가 아닌 살아 있고 진화하는 유기적 생명체로 봐야 한다. 그 안에 있는 종업원은 기업이라는 지체를 구성하는 개개의 세포로서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 조직은 그대로 깨어 있는 학습 공동체가 되어 끊임없이 기업의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하는 것이다.

     

    깨어 있는 공동체 안에서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의미는 결국 종업원의 자아실현을 통해 이뤄진다. 흥미로운 것은 4차 산업혁명 안의 기술적 진화가 결국 기업 생태계의 상호연결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인간 존재는 자기 일에 대한 정체성을 더욱 뚜렷이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산업화 초기로부터 우리 인류가 고통스럽게 경험해 왔던, 일상의 일과 궁극적 삶의 의미 사이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된 삶’으로 이끄는 전환적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계에 지혜를 주는 인간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때 그 역사적 파고의 현장을 우리는 과연 인간의 존재 의미를 발현하는 기회로 맞이할 수 있을까? ‘노동이 기도’가 되는 복음의 시대를 과연 우리는 인류의 역사적 과학기술의 진보 안에서 맞이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준비가 우리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 발전의 시대 안에서 우리는 인간 생명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한 균형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차원의 교육, 정치, 경제, 공동체 건설을 위한 전환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기계에 지혜를 주는 것은 우리 자신, 인간이다. “윤리를 배제한 기술은 자기 힘을 스스로 통제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 13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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