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저임금으로…‘생계용 투잡’ 47만명 역대 최대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 확산 계기로 돌아본 ‘부업’ 통계
코로나19 여파는 임금과 노동시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특히 부천 물류센터 등 감염병에 취약한 노동 환경 속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중엔 음식점과 학교 방과후 강사 등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고 사람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31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올해 초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부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1.74%에 해당하는 47만304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1.81%)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이 중 가구주 부업자가 월평균 31만235명으로 전체 부업자의 65.6%를 차지했다.
부업자 평균임금 181만원
주업자보다 56만원 적고
노동시간 주당 3.8시간 길어
부업자 증가는 극심한 경기 부진에 따른 고용 악화, 단시간 일자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부업자 증가는 취업자 증가와 관련이 있지만 지난해의 경우 부업자 증가율이 9.3%에 달할 때 취업자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주된 일자리 자체가 ‘시간제 일자리’로 채워지면서 부업을 찾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는 지난해 182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9.8% 늘었다. 주업 시간이 주당 10시간 이하인 부업자는 지난해 2만8320명으로 전년 대비 40%(8092명) 급증했다.
부업자 대다수는 저임금 상황에서 소득보전을 위해 부업으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부업을 하는 사람들의 현황과 특징’을 보면 2016년 기준 고졸 미만 취업자 가운데 부업 비중은 3% 수준으로 다른 학력집단보다 2배 이상 높다. 부업자의 평균임금은 월 181만원으로 주업이 하나인 사람(237만원)보다 적었고, 주당 총 노동시간은 47.4시간으로 주업이 하나인 사람(43.6시간)보다 더 길었다.
정 연구위원은 “고용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복수의 일자리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며 “여러 일자리를 가진 경우 (안전사고 등 문제가 생길 때) 사용자 책임이 모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2020. 5. 31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5311906001&code=9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