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재해조사'로 산재노동자 울리는 근로복지공단
금속노조, 공단·질판위 대상 전면투쟁 선언 … 9일 서울질판위 앞, 20일 울산 공단 본부 앞 농성
금속노조(위원장 전규석)가 부실한 재해조사를 토대로 산업재해 불승인 결정을 내린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상대로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노조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서울질판위 앞에서 농성에 들어가고, 20일부터는 울산 공단 본부 앞에서 농성에 돌입한다.
노조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노조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규정에 명시된 ‘재해조사 및 업무관련성 판단지침’에 의거한 객관적인 재해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질판위 심의위원들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인정기준’과 ‘업무상질병 조사 및 업무관련성 판단지침’에 근거한 책임 있는 심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공단과 질판위가 법 위에 군림하며 일하다 다치거나 병든 노동자들에게 산재 불승인이라는 절망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노조파괴 용병’ 논란이 제기된 충남 아산 소재 자동차부품업체 갑을오토텍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을 대하는 공단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4월30일 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들은 출근 도중 이 회사 신입사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당한 노동자들은 공단 천안지사에 산재신청을 냈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근하던 노동자들이 사업장 내에서 폭행을 당한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안재범 갑을오토텍지회 노동안전부장은 “산재보험 인정기준에 따르면 출근하던 노동자가 사업장 안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경우 산재로 인정돼야 한다”며 “그런데 천안지사는 재해자들이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는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가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산재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와 유사한 사업장 폭행사건에 대해 법원은 “업무상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바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해 재해를 입은 경우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박세민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갑을오토텍뿐만 아니라 하이텍알씨디코리아·BNB성원 등 노조 소속 사업장 노동자들이 법과 규정을 무시한 공단과 질판위의 부실심사로 피해를 입었다”며 “공단이 해당 사업장 노동자의 산재신청을 승인하라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전면적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은회 | press79@labor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