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참사 유가족들 “기업책임자 처벌법 제정” 촉구
고 김용균씨 어머니 등 간담회…노회찬안 등 4건 계류 중
산재·재난참사 유가족들이 기업책임강화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마당이 29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산재 유가족 김미숙·황상기·김용만씨 등이 참석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불과 네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가 이렇게 엉망인 줄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하나뿐인 아들은 헤드랜턴이나 손전등도 지급받지 못한 채 휴대폰 불빛에 의존해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아들 동료들의 요구를 회사는 “3억원이 든다”는 이유로 묵살했다.
이제 김씨는 아들의 죽음을 방조한 회사를 처벌하는 법 제정을 위해 싸우고 있다. 김씨를 비롯한 산업재해 참사 유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다시는’이라는 모임을 꾸리고, 그 첫번째 과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선정했다.
유가족들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산재·재난참사 유가족과 국회의원들이 함께하는 이야기 마당’에 참석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미숙씨,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숨진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 토다이 분당점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 숨진 김동균씨 아버지 김용만씨 등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반복되는 일터에서의 죽음을 막기 위한 해법으로 ‘책임자 처벌’을 꼽았다. 현행 형법에는 기업이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아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해도 기업을 직접 처벌할 수 있는 양벌 규정이 없다. 황씨는 “사람이 죽어도 벌금 몇 백만원만 내면 끝인데, 삼성이 왜 돈과 노력을 들여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냐”며 권한이 있는 기업 책임자를 처벌하는 법 제정을 촉구했다.
캐나다, 호주, 영국 등 해외에서 ‘기업살인법’이라 불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16년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발의안을 포함해 총 4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은 “20대 국회가 끝나면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 출처 : 경향신문 2019. 4. 29
* 해당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4292205015&code=9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