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조 수난시대
ㆍ일본계 아사히글라스, 노조 설립 한 달 만에 계약해지 통보
ㆍ한국지엠 군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198명 이달 말 ‘해고’
원청 회사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해 사실상 사내하청 노동자를 해고하는 일이 구미·군산·삼척 등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사내하청 노조에 대한 원청의 방해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노조는 1일 일본계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에서 지난달 30일 사내하청업체 GTS에 전격적으로 도급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당초 계약기간은 올해 12월 말까지지만 7월31일부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회사는 또 GTS 소속 노동자들에게 이날부터 출근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회사가 도급계약 해지 사유로 든 것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용 유리 제조 물량의 감소였다.
문제는 사내하청업체 3곳 중 노조가 조직돼 있는 GTS와의 도급계약만 해지됐고, 나머지 2곳과의 계약은 유지된 점이다. GTS 노동자 170여명 중 138명은 지난 5월 말 구미공단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다. 사내하청노조는 “아사히글라스 자회사의 정규직 80여명과 공장에서 다른 제품을 생산하던 정규직 55명이 GTS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채웠다”며 “노조 설립을 이유로 서둘러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척 동양시멘트는 지난 2월 사내하청 노동자 사용이 위장도급이라는 고용노동부 판정이 나오자마자 사내하청 노동자 110여명을 집단 해고했다. 강원지노위는 최근 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지만 아직 해고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198명)도 해고 예고 통보서를 지난달 30일 받았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군산비정규직지회는 “원청인 한국지엠은 현장에 있는 10여개 업체 중 2개 업체와 새롭게 도급계약을 맺었는데 이들 업체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없는 곳”이라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